[앵커]
폭염 취약 계층 중 하나가 바로 영유아들입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영유아는 폭염 노출 후 하루 이틀 뒤에 온열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더운 날씨에 밖에서 실컷 놀고 들어온 아이, 하루 이틀은 몸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30도를 웃도는 날씨, 한 대학병원 소아응급실로 3살 여자 아이가 실려 왔습니다.
고개를 가누지 못하고 축 늘어진 모습은 수분 부족으로 인한 탈수 증상으로 보입니다.
[류일/가천대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탈수랑 같이 혈당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더 악순환이 돼요. 힘이 없으니까 더 안 먹으려고 하고 결국 완전히 늘어져 있는 상태로 오게 되고…."]
폭염이 계속되면서, 더위에 취약한 영유아의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화의대 연구팀이 최근 5년간 온열질환으로 입원한 영유아 만6천여 명을 분석했더니, 폭염 노출 이틀 후 입원 위험이 약 4~ 8% 증가했습니다.
폭염 기준인 33도를 살짝 밑도는 기온에도 입원율은 8% 올랐습니다.
영유아는 누적된 열 스트레스에 대한 생리 반응이 지연돼, 탈수나 열 피로 증세가 뒤늦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하은희/이화의대 환경의학교실 교수 :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기초대사량과 심박수가 증가되어 있기 때문에 극심한 고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고, 특별히 미성숙한 체온 조절 능력, 그리고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과 같은 체액 조절 능력이 덜 발달되어…."
더운 날씨에 놀고 난 아이가 당일엔 괜찮아 보여도 다음 날 축 처지거나 잘 먹지 않고, 입술이 마르면 탈수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는 놀이에 집중하면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보호자의 주의를 강조했습니다.
규칙적인 수분 섭취와 함께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차 안에 아이를 혼자 둬선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촬영기자:박찬걸/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