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수사 당국이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러시아 출신 파벨 두로프를 체포한 것을 두고, 러시아와 프랑스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 주장하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사의 일환일 뿐이라며 직접 반박했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모스크바의 프랑스 대사관 앞에, 시민들이 흰색 종이비행기를 놓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전격 체포된 데 대한 항의의 뜻입니다.
두로프는 각종 불법 콘텐츠가 텔레그램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걸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18년 러시아 법원이 텔레그램 차단을 결정했을 당시에도 두로프는 자유로웠고 계속 텔레그램을 개발했다며 프랑스가 과도하게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텔레그램 CEO인) 파벨 두로프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공식적인 입장을 듣지 못했습니다."]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하원 부의장은 두로프의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일 수 있고 텔레그램 이용자의 개인정보 접근권 확보에 이용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친정부 검열 기관인 세이프인터넷리그 대표는 이번 체포가 텔레그램용 가상화폐인 톤코인을 겨냥한 것이라며, 러시아 주요 기업이 톤코인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미국 제재의 연장선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 엑스를 통해, 두로프 체포는 수사의 일환일 뿐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소셜네트워크에서도 시민의 기본권을 존중하기 위해 법이 정한 틀 안에서만 자유가 행사된다며 텔레그램 측이 이 점에 소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두로프의 체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인 데 이어, 프랑스와 러시아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