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딸을 납치했다는 보이스피싱 전화에 속아 골드바를 사려던 한 여성이 금 거래소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면했습니다.
범죄를 눈치챈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수민 기잡니다.
[리포트]
손에 휴대전화를 든 한 여성이 금 거래소 안으로 들어옵니다.
직원과 글씨로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잠시 뒤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메모를 경찰에 보여줄 때도 휴대전화를 놓지 않는 여성.
바로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통화 중이던 피해자였습니다.
딸을 납치했다며 풀어줄 테니 현금과 골드바 등 금품을 요구하자, 골드바를 사기 위해 금 거래소로 온 겁니다.
보이스피싱을 알아챈 건 금 거래소 직원이었습니다.
"피해자 얼굴이 너무 어둡고 당황스러워 보여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는 이 직원은 곧바로 피해자에게 글씨로 '도와주겠다'고 알린 뒤,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또, 휴대전화로 잘 들리도록 큰 소리로 "포장했습니다"를 말하며, 골드바가 없는 빈 상자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을 통해 딸이 집에 무사히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금 420만 원과 빈 상자가 담긴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조직원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망쳤지만 미행한 경찰들에게 바로 붙잡혔습니다.
[염태진/서울 중랑경찰서 형사2과장 :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로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조직원은 앞서 다른 피해자 2명에게 자녀를 납치했고 마약을 먹였다, 살려줄 테니 돈을 갖고 오라고 해 현금 1600만 원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15일 중국 국적의 조직원을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금 거래소 직원에게 감사장 등을 포상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이소현/화면제공:서울 중랑경찰서/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