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사실 두 회사 뿌리는 같습니다.
75년 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영풍 기업사를 공동 창업했고, 1974년 고려아연이 설립됐습니다.
이후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영풍그룹 등은 장씨 일가가 맡았는데 2022년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취임 전후로 영풍과 고려아연의 지분 매입을 두고 경쟁이 벌어진 겁니다.
최 회장 측 지분은 우호 세력 추정 지분까지 합치면 34%, 장씨 일가 측은 33.1%로 비슷합니다.
그런데 영풍과 손을 잡은 한 사모펀드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갈등이 격화됐습니다.
향후 전망 등을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술 유출, 기술 약탈, 투기 자본 물러나라."]
고려아연 임직원들은 영풍과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약탈적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중/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 : "MBK 파트너스 같은 투기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의 핵심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두 기업의 갈등은 영풍이 유해 폐기물 처리를 고려아연에 떠넘기려 하며 시작됐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영풍의 경영 능력은 비판했습니다.
MBK 측은 최윤범 회장에 대한 공개 질의로 맞섰습니다.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면서 고려아연의 영업 이익률 하락과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에 쓸지, 우호 세력에 끌려가지는 않을지 답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경영권이 어디로 갈지는 양 측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결정에 달렸습니다.
영풍과 MBK 측이 공개매수가로 66만 원을 제시했는데 주가는 이미 70만 원 안팎입니다.
고려아연 주식을 많이 보유한 기관 투자자들이 66만 원에 호응할지가 관건입니다.
MBK 측이 공개매수가를 더 높이거나 고려아연 측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데 양쪽 모두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합니다.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상헌/iM증권 연구원 : "너무 변동성이 심하니까 지금 상태에서는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 관점에서 아예 상승을 보고 들어가는 거는 좀 무리가 있다…."]
공개매수 시한은 다음 달 4일까지.
MBK가 공개매수가를 조정하거나 고려아연 측이 새로운 대응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앞으로 사나흘이 고려아연의 앞날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 고형석/영상편집:김철/그래픽:박미주 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