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혀 모르는 사람, 특히 힘이 약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경찰이 무차별 폭행을 막기 위해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한 20대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고 있던 모르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습니다.
이유는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에게 불만이 있어서"였습니다.
지난해 10월 부산역 여자 화장실에서는 50대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맞아 두개골이 골절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심각한 피해였지만 역시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본인이 갖고 있는 불쾌감정에 대한 표출을 가장 통제하기 쉬운 대상,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기 때문에.."]
한국여성의전화 집계 결과 지난 한 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살해되거나, 살해될 뻔한 여성은 88명, 나흘에 한 명꼴이었습니다.
범행 이유로는 "성폭력을 시도하다가"가 가장 많았고, "여자라서", "홧김에"가 뒤를 이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신림역과 서현역 등에서 잇따라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자 피해자와 무관하거나 동기가 이상한 범죄 등을 이상 동기 범죄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관련 통계도 내기 시작했지만 여성 피해자 현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특정 성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런 태도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합니다.
[김수정/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 : "여성들의 목숨을 하나라도 잃는 일이 더 이상은 있어선 안 되겠다,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고 예산과 모든 행정력을 투여하겠다라고 선언하는 것부터가 시작일 거라고.."]
지금이라도 여성 상대 범죄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영상편집:이소현/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