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도록 하는 '최저학력제'가 시행됐는데, 이 제도 시행으로 2천 4백여명의 선수가 대회 출전이 금지됐습니다.
이 제도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도 제기됐고 가처분 신청도 수십 건에 이르고 있는데 혼란스런 현장 상황을 추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판정 결과, 성공."]
지난 8월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중학생 역도 선수 A군, 올해 3개 경기가 더 남았지만 출전할 수 없습니다.
2학기부터 시행된 '최저학력제'에 걸린 겁니다.
[A군 어머니 : "'공부 못 하니까 대회 나가지 마라' 이거는 말이 아니죠. 기량도 좋고, 충분히 거기에 맞게 훈련되어 있고, 그런데 성적 때문에…."]
'최저학력제'란 선수 성적이 일정 기준에 못 미치면 6개월간 대회 출전을 못 하게 하는 것으로 공부하는 선수 육성을 위해 3년 전 제정됐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 한 탁상행정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A 군은 또래보다 공부에 더 긴 시간이 걸리는 '느린 학습자'인데 이런 상황은 고려되지 않은 겁니다.
또 상대 평가로 학교별로 점수 기준도 다르고 고등학생은 특정 프로그램 이수 등으로 대회에 나갈 수 있지만,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구제책이 없습니다.
[학생 선수 학부모 : "운동하는 아이들은 그런 것을 감안도 해주고 이래야 하는데 놀리는 거예요, 아이들이. 그래서 (운동) 하기 싫다고…."]
최저학력제 때문에 반년간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된 학생은 전국 2400여 명입니다.
이 때문에 대회 출전을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벌써 최소 20여 건 접수됐고 지난 4월엔 최저학력제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도 제기됐습니다.
[김영호/국회 교육위원장 : "학생들이 대회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그런 꿈이 좌절되기 때문에 보완 입법을 국회에서 준비 중입니다."]
이런 논란에 정부도 학생들의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단 입장에 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추재훈입니다.
촬영기자:임태호 강현경/영상편집:신남규/화면제공:한국중고역도연맹/그래픽: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