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야구 불세출의 홈런왕 출신 국민타자에서 사령탑 2년째가 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쓸쓸한 가을을 맞게 됐습니다.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4위팀 최초 와일드 카드 탈락, 결국 지난해와 올해 가을야구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불명예를 썼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던 두산은, 첫판에서 4위 NC에 패하며 단 한 경기로 가을야구를 마쳤습니다.
이번엔 4위로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는데도, 두산은 또다시 와일드카드 두 판 모두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하고도 3전 3패, 거기에 KT 마법의 희생양이라는 불명예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겁니다.
[이승엽/두산 감독 :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게 해야 할 일인데,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승엽 감독이 고개를 숙였지만, 팬들의 분노를 달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특히 19살 새내기 마무리 김택연을 7회 투아웃 조기 투입해 9회까지 던지게 한 초강수를 썼는데도 가을에 약한 사령탑이란 꼬리표를 결국 떼지 못했습니다.
시즌 내내 걱정을 샀던 불펜 투수 과부하 문제에 대한 해법 없이, 두 경기, 18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지 못한 무기력한 패배에 힘찬 응원은 싸늘한 야유로 바뀌었습니다.
["이승엽 나가!! 이승엽 나가!"]
[복다운/두산 팬 : "팬들이 이제는 데이터나 이런 것들을 바로 접할 수 있잖아요. 팬들도 수준이 많이 높아졌는데, 그 부분을 이승엽 감독이 오히려 따라가지 못하지 않았나…"]
앞서 5위 결정전에서 패한 SSG 팬들도 감독 퇴진을 외쳤던 것처럼, 프로 스포츠 최초 천만 관중 시대.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가을야구에 일희일비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영상편집:최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