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 국경선’ 헌법 개정 대신 ‘요새화’ 선언…김정은 노림수는?

입력 2024.10.09 (21:03)

수정 2024.10.09 (22:03)

[앵커]

북한이 우리의 국회와 같은 최고인민회의에서 남북이 두 나라임을 밝히고 국경선도 새롭게 정하는 헌법 개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군을 내세워 남쪽 국경을 아주 막겠다고 알렸는데 북한의 헌법 개정 작업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은희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한 날, 김정은 위원장은 회의장 대신 국방대학을 찾아가 남북 '두 국가론'을 재확인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아나운서 대독 :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의식하는 것 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그 인간들과는 마주서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작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할 거로 예상됐던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겁니다.

당초 북한은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남한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국경선을 설정할 거로 관측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의에선 이런 조치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헌법을 개정해놓고 발표만 안했을 수도 있지만, 김 위원장이 회의에 불참한 데다 내용의 중요도를 봤을 때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새 국경선을 헌법화할 경우 남북 간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미 대선 결과 등을 고려해 향후 협상용으로 남겨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이 군을 내세워 남북 간 육로 단절과 남쪽 국경 일대 요새화를 발표한 것도 당장 헌법을 개정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남북 단절 행보를 밟아나가겠단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 : "김정은이 말한 것을 헌법에 반영하지 못하는 대신에 실질적인 행동으로 남북 관계를 더더욱 단절시키는 그런 조치를 취했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한의 이런 행보에 대해 한미일 3국은 관련 협의를 통해 굳건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긴장 고조 행위를 억제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영상편집:송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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