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한끼 ‘김밥집’이 사라진다…4년새 1,000곳 문 닫아

입력 2024.10.22 (06:42)

수정 2024.10.22 (07:57)

[앵커]

물가 상승세가 어느 정도 둔화됐다지만, 채소와 같은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이 때문에 간단하고 든든한 한 끼의 대명사, 김밥을 판매하는 업장이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즉석 김밥 전문' 문구가 선명한 음식점의 내부가 불 꺼진 채 텅 비었습니다.

점주는 지난달 10년간 운영하던 가게를 폐업했습니다.

식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서인원/폐업 김밥집 점주 : "재룟값이 너무 올랐어요. 이렇게 장사를 해서 손해 본 적도 없었고. 몸이 지칠 대로 지쳐서 병이 생기고."]

김밥의 핵심인 김 가격은 올해 초보다 약 29% 올랐고 주요 재료인 시금치는 225%, 당근은 121% 상승했습니다.

저렴하고 간편한 음식으로 알려진 김밥은 가격을 크게 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주들 얘기입니다.

[조○○/김밥집 운영/음성변조 : "(김밥 재료가) 8~9가지 들어가거든요. 재료는 비싸고. 가격은 올릴 수 없고. 손님이 안 사 드실까 봐."]

외식비 지출을 줄이는 흐름도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입니다.

[김태익/경기도 시흥시 : "돌아다니다 보면 (외식 물가가) 좀 너무 비싸서, 웬만해서는 친구들도 집에 불러서 그냥 같이 먹고 하는 게 싸게 먹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 속에 문 닫는 업장도 늘고 있습니다.

KBS가 상권 분석 업체 오픈업과 함께 분석한 결과, 2021년 서울에만 8,000곳이 넘던 분식집은 7,000곳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천 곳 넘게 사라진 겁니다.

[이영애/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 "인구도 많이 줄어들고, 고정 비용 상승효과들도 있고 해서. 전통적인 분식류를 섭취하던 식습관들이 많이 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요."]

늘어난 배달 수수료 부담, 편의점 김밥의 선전도 김밥집 감소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신동곤/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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