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흔여섯 살의 나이로 프로배구 현역 최고령을 기록하고 지난 시즌 코트를 떠난 여오현이 주말 뒤늦은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또 한 명의 배구 레전드가 떠나던 날, 박주미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20년 동안 줄곧 코트 안에서 팬들을 만났던 여오현이 이번엔 밖에서 팬들을 맞이합니다.
[여오현 : "맛있게 드세요~"]
유니폼 차림이 익숙한 코트에, 사복을 입고, 선수로서 마지막을 말합니다.
[여오현 : "여러분~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공을 받고 또 받고, 든든하게 뒤를 받쳐온 수비 전문 리베로.
여오현은 V리그 역사, 그 자체입니다.
출범부터 지난 시즌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진 적이 없어 성실함으로 꼽혔습니다.
각종 최초 기록이 말해줍니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가를 오가며 9번 챔피언에 오른 우승 전문가였습니다.
20년의 세월 동안 625경기를 뛰고 받아낸 공만 무려 5천 219개.
꾸준함과 묵묵함을 보여주며 팀을 이끌어준 선배를 향해 후배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문성민/현대캐피탈 : "같이 운동한 것만으로도 제겐 정말 큰 경험이고 최고의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긴 여정의 끝을 알린 여오현은 올 시즌부터 여자부 기업은행 IBK에서 김호철 감독과 함께 코치로 새출발을 알렸습니다.
[여오현/IBK기업은행 코치 : "제가 정말 안 울려고 했거든요. 울면 우리 여자 선수들이 놀린다고 했는데…. 이제 지도자 길을 가니까 (10번째 우승 반지는) 김 감독님 밑에서 따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