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KBS가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빅데이터 분석을 했더니, 서울 강남의 한복판 선릉역에 모이고 있었습니다.
빈곤한 노인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가 뭔지 서영민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선릉역.
[노인/음성변조 : "저희 회사가 저쪽 5번 출구에서 이쪽으로 이사 왔어요."]
두 노인은 자신들의 회사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노인/음성변조 : "지금 잘 나가는 회사예요. 글로벌 회사."]
[노인/음성변조 : "네트워크의 역사를, 혁명을 일으키는 회사예요. 세 가지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어. 블록체인과 전자상거래, 게임."]
한 건물 지하, 노인들이 단체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노인/음성변조 : "행운번호 나눠줄 거예요. 처음 오는 사람은 제품 나눠주고, 그다음에 주식, 현금도 봉투에 넣어서. 진짜 좋은 회사예요. 불법이 아냐. 떡도 주고 돈 벌어가라고 바닥에다 방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야."]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단계'라고 말합니다.
[지역주민/음성변조 : "어른들 막 피해 주고 그런 거 알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예요? 지하 1층에…."]
[직장인/음성변조 : "사무실로 다 들어가겠죠. 어르신들이. 다단계 이런 사무실."]
KBS는 가난한 노인들의 이동과 주거지를 파악하기 위해 KT가 제공한 빅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잘 알려진 탑골공원 일대 외에, 강남 한 복판에도 모인다는 것을 발견했고 현장을 확인한 것입니다.
사는 곳, 주거지 정보도 가로세로 250미터 단위로 살펴봤습니다.
우선은 도심 쪽방촌이 나왔습니다.
이곳 인구 70%가 60대 이상입니다.
[탁장한/사회복지학 박사 : "쪽방촌 내의 인구 중에 70%가 노인이라는 것은, 그 압도적인 비율은 사실상 노인 빈곤의 가장 비참한 현실이 바로 이 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관악구의 고시촌이 꼽혔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서울에서 (주거급여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돈이 34만 원이기 때문에, 이 돈으로 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 아니면 쪽방, 지하, 단칸방 이렇게 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는 주거 급여, 주거비 지원을 이렇게 설계하지 않죠."]
OECD 최악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더 늦기 전에 해법을 찾아야합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