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이 뺑소니 차량 두 대에 잇따라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도주한 차량 두 대의 운전자들은 모두 잡혔는데, 1차 사고를 낸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이른바 '술 타기'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두운 새벽,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보행자가 SUV에 치여 쓰러집니다.
사고를 낸 차량은 속도를 늦추는가 싶더니 그대로 내달립니다.
2분 뒤, 이번엔 또 다른 차량이 쓰러져 있는 보행자를 치고, 달아납니다.
사고 이후 두 운전자 모두 아무런 조치없이 도주한 겁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사람이 그렇게 부딪혀서 2~3m 떨어질 정도인데 소리가 안 났겠습니까? (멈추라고) 고함을 지르니까 그냥 살살살 가다가 저기에서 섰다가 그냥 가버렸어요."]
차량 2대에 잇따라 치인 70대 보행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탐문해 사고 차량을 확인하고 운전자 두 명을 검거했습니다.
두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보행자가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사고를 낸 60대 남성은 사고 4시간쯤 뒤 편의점에서 소주 반 병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음주 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 타기' 시도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고 당시) 숙취 운전을 한 것 같은데 그거를 이제 피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음주 사고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인 경찰은 두 운전자에 대해 도주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