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작가 정체성 투영”…대형 화랑도 반한 ‘작가 하정우’

입력 2024.11.02 (21:26)

수정 2024.11.04 (07:55)

[앵커]

배우 하정우 씨가 14번째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대형 화랑에서도 인정받는 20년 차 미술작가인데, 배우와 화가, 어느 쪽으로 불러야 할지 고민될 정도입니다.

정해주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끊임없이 반복되는 기하학적 패턴과 강렬한 색감.

불규칙과 규칙의 절묘한 조화가 시선을 붙잡습니다.

가로세로 1미터가 넘는 대형 십자가 작품은 작은 문양들로 정교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하정우가 거쳐온 장소와 그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하정우/작가 : "영화 작업을 하면서 혹은 어디 여행을 길게 가면서 그때 얻어진 것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것 같아요. (영화 '추격자' 때는) 그림이 거의 다 모노톤으로 나오더라고요."]

배우와 작가, 두 정체성은 작품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전통 탈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은 배우로서의 고민과 경험을 상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하정우/작가 : "(작품의) 디테일한 선 같은 경우는 아마도 배우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또 작품 수가 쌓이면서 고민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주름과도 같은 그런 부분이 아닌가…."]

스케치북 하나로 시작한 미술 여정이 어느덧 20여 년.

이제는 대형 화랑에서도 인정받으며, 비전공자라는 편견을 끈기와 열정으로 넘어섰습니다.

[하정우/작가 : "불안정한 20대 저의 생활에서 저를 그래도 온전히 좀 가만히 잘 기다리고 잘 인내할 수 있는 수단이 그림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일이고 하기 때문에 아마도 죽을 때까지 하지 않을까 싶죠."]

이번 전시가 끝나면 그의 작품은 내년 '엑스포 시카고' 아트페어에도 출품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홍병국/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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