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쓰레기 풍선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대북 방송을 다시 시작하자, 북한도 대남방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방송이라기보단 괴상한 소음이어서 접경지 주민들이 잠 못 이루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현장케이, 신현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과 불과 1.7km 떨어진 서해 최접경지.
평화로운 마을 풍경과는 달리 하루종일 기괴한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넉 달 전부터 북한이 재개한 대남 방송 소립니다.
[박혜숙/인천 강화도 당산리 : "제일 듣기 싫은 소리는 쇠 가는 소리. 그냥 이렇게 쇠 갈면 '끽' 소리 나잖아요."]
음산한 소음에 귀신 소리까지.
주민들은 수면 장애는 물론, 질병까지 얻고 있습니다.
[김완식/인천 강화도 당산리 : "TV 음향 소리가 귀에 안 들릴 정도예요. 스트레스 검사를 했는데 (주민들이) 수면 부족은 전부 100% 나와"]
소음도를 측정해봤더니.
["어 들린다."]
70데시벨 정도로, 붐비는 고속도로에서 나는 소음과 맞먹습니다.
성인도 참기 힘든 소음 공격에 안미희 씨의 8살 딸은 대통령에게 "무섭고 힘들다"며 편지를 썼습니다.
[안미희/인천 강화도 당산리 : "수업 시간에 졸아요 아이가. 죄짓고 진짜 나쁜 놈들도 잠은 재워주잖아요. 우리는 그들보다도 더 못한 거예요."]
주민들은 집에서라도 편히 쉬고 싶다며 방음창 설치를 요청하고 있지만 당장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개별법에서 명확하게 (지원) 근거 규정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 문제를 이제 행안부하고 협의를 좀 하고…."]
북한이 보이는 전망대와 땅굴 체험으로 인기가 많던 안보 관광지도 찾는 이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던 이 게스트하우스도 예약 취소가 잦아졌습니다.
[윤설현/경기 파주 문산읍 : "(예전에는) 외국인이고 내국인이고 꽉꽉 찼거든요. 이제는 '쓰레기 풍선 날리는데 너네는 괜찮냐' 그 분위기가 달라진 거죠."]
우리 군은 북한이 쓰레기 풍선 도발을 멈추지 않는 이상 대북 방송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민 피해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들과 대응책 마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한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