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로에 몰리며 ‘바위산’된 설악산…탐방객 분산 시급

입력 2024.11.18 (19:12)

수정 2024.11.18 (19:50)

[앵커]

설악산의 비경을 즐기려면 능선을 따라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산행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탐방로에 해마다 많은 등산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설악산의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설악산 대청봉으로 가는 주요 탐방로인 오색코스.

경사가 가파른 탐방로에 나무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사시사철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등산객의 발길을 견디지 못해, 토사가 힘없이 쓸려 내려간 겁니다.

[김현주/충남 천안시 : "올라가는 데 집중하다 보니까는 무심코 밟으면 밟는다든지 걸릴까 봐…."]

바닥 곳곳의 바위들도 고정되지 않고 흔들거려 산행을 위협합니다.

탐방로 곳곳이 훼손되면서 탐방객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대청봉 일대는 민둥산처럼 변했습니다.

탐방로 주변에 자생하던 분비나무와 눈잣나무 등 고지대 나무들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해마다 200만 명 넘는 탐방객이 찾는 사이 산림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녹색연합이 설악산 탐방로 3곳의 훼손 정도를 조사했더니, 10년 만에 많게는 평균 30㎝ 이상의 침식이 발생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최근에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이 겹쳐지면서 훼손의 양상은 전체 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탐방 인원을 제한하는 탐방로 예약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국립공원 측은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조두행/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탐방시설과장 : "생태 경관적 가치, 안전 등 탐방객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뚜렷한 목적이 있을 때 (도입할 예정입니다.)"]

등산객 편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김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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