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을 관통하는 한전의 송전선로 건설 계획에,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지역의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 속에, 에너지 수요 분산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과 전북, 충청을 가로질러 송전선로를 새로 놓겠단 한전의 계획.
호남지역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섭니다.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수명 연장을 전제로, 장수와 무주 사이 송전선로 계획도 알려져, 전북 곳곳이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거란 우려마저 나옵니다.
주민 의견 수렴도 부족해 갈등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재혁/한국환경연구원 박사 : "독일에선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 3번의 주민 참여 과정을 겪습니다. 정부가 초반부터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의견을 듣는 창구를 마련해야…."]
전력 밀도가 과도해 수도권 전압 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송전선 증설이 비효율적이란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유럽처럼 전력 생산지와 주변엔 혜택을 주고, 소비지역 전기 요금에 송전 비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석광훈/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 : "지역에서 먼저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 시장 제도를 바꾸는 게 공정한 송전선 갈등 해결의 전제 조건이…."]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기업을 유도해 전력 수요를 분산하면, 균형발전 효과도 얻을 수 있단 겁니다.
이를 위해선 분산에너지법과 전력수급계획 등에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 정책을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합니다.
[안호영/국회의원 : "근본적 틀이 바뀌지 않는 이상 반복될 수밖에 없는 문제고. 국가 송전망법을 새로 제정해서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송전선로가 지나는 호남과 충청권 주민이 연대한 가운데, 야당은 에너지 전환 국회 공론화를 예고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