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황혼 연애’…“초고령사회 실익도”

입력 2024.11.18 (19:23)

수정 2024.11.18 (20:38)

[앵커]

우리나라는 내년에 5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으로 초고령사회가 될 전망입니다.

고령의 '1인 가구'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KBS 충북뉴스는 건강하게, 홀로 지내는 노년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달라진 '황혼 연애'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보도특집 기획, 오늘은 첫 순서로 우리나라 황혼 연애의 실상을 진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경신 김인순 씨는 일흔이 넘어 만난 이른바 '황혼 연인'입니다.

각각 이혼과 사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 만났고 2년여 교제 끝에 지금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유경신/78세 : "딸이 아무리 잘해도 나 자신이 외로운 건 어쩔 수 없어요. 이왕 사는 거 누굴 만나더라도 서로 이해하면서 감싸주고 살 수 있으면 좋은데, 왜 그렇게 못하나..."]

65세 이상 인구 천만 명.

평균 기대여명은 20년 7개월.

홀로 지내는 노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령층의 이성교제도 활발합니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혼인은 만 2천7백여 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흔히 결혼 적령기로 부르는 나이대의 혼인이 감소세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노년기 연애를 향한 부정적 시선과 자녀의 반대 등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황혼 연인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노인복지관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강희건, 배숙 씨가 그렇습니다.

'늙어서 주책이다' '남사스럽다' 곱지 않은 주위 시선에 헤어질 결심도 했지만, 서로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배숙/65세 : "'얘들이 둘이 좋아하는구나' '바람이 났다' 복지관 가면 수군대고... 인생 얼마 안 남았잖아요. 뭘 그렇게 따지냐 (바꿔 생각했습니다)."]

[임진강/배숙 씨 아들 : "어머니가 그런 선택을 할 거라는 것을 가정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여생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동반자가 생기니까, 오히려 더 긍정적인 부분들이..."]

전문가들은 연애와 결혼이 개인의 선택인 사적 영역이지만,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사회적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의 고립 예방 효과 등 사회적 실익이 있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권신란/나다움질문연구소 소장 : "노년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라' 라는 건 아니라는 거죠. 돌봄에 대한 부분, (또래) 관계에 대한 부분 등 여러 가지 사회적인 관점에서 폭넓게 바라봐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20, 30대가 주를 이루는 1인 가구는 불과 30년도 안 돼 70대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청년층의 연애·결혼 기피 현상을 심각하게 보는 것처럼, 노년층의 이성 교제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그래픽: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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