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 낮추려 하도급업체 기술자료 유출”…귀뚜라미 ‘과징금’

[앵커]

국내 보일러 선두 업체 중 하나인 '귀뚜라미'가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자사 단가를 낮추려고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해 경쟁업체로 빼돌린 다음 똑같은 제품을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일러를 제조하는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홀딩스'가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자신들과 거래하는 하도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중국업체에 넘겨준 다음 똑같은 제품 생산을 의뢰하고 납품받은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공정위는 2020년, 귀뚜라미가 보일러 센서를 납품하던 A사의 기술자료 32건을 A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업체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제품 구조와 특성·도면까지 몽땅 넘겨받은 중국 업체는 결국 센서 개발에 성공했고, 3년 전부터 귀뚜라미에 센서를 납품했습니다.

2022년에는 '전동기'를 납품하던 B사의 기술자료 2건도 B사의 경쟁사로 빼돌렸습니다.

이 기술자료를 넘겨받은 경쟁업체 또한 전동기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또, 2012년부터 10년간 이런 기술자료 46건을 요구하면서 법에서 정한 기술자료 요구 서면도 발급하지 않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귀뚜라미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5,400만 원을 잠정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김홍근/공정위 기술유용조사과장 : "(적발) 당시 정액 과징금 부과기준은 최대 상한이 10억 원이었고 이 유용행위같은 경우에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되어서 현재와 같은 과징금을 산정하게 되었습니다."]

공정위는 단가 절감을 위해 하도급업체의 기술 자료를 제3자에게 넘기는 행위를 앞으로도 집중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