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20대 대학생이 캠퍼스에서 흉기를 휘둘러 25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인턴을 하던 공장에서 노동 착취에 시달린 데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베이징에서 김민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 캠퍼스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곳곳에 부상자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몸을 피한 사람들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목격자 : "응급조치 가능한 사람 있어요? 도와주세요! 가서 문 닫아요!"]
흉기를 휘두른 21살 쉬 모 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 "잡아! (서둘러!) 붙잡아!"]
지금까지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쉬 씨는 이 학교 재학생으로 한 공장에서 인턴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졸업시험에 낙방하고, 공장에서는 만족스러운 임금을 받지 못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학교로 찾아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SNS에서는 쉬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하루 16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이 밀렸고, 노동착취를 당하느니 죽는 게 낫다며 자신의 죽음으로 노동법이 발전하길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중국에서는 대학생 인턴들이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문제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지난 11일에도 주하이에서 차량 돌진으로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는 데 더해, 이번에는 노동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어려움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자, 당국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갈등과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영상출처:소셜미디어 X @whyyoutouzhele/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권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