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군사 반란 심판” 영·호남 모였다

입력 2024.12.12 (21:56)

수정 2024.12.12 (22:21)

[앵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45년 전인 오늘(12일), '12·12 군사 반란'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광주 오월 단체 회원들은 전두환의 고향 합천을 방문해, 잘못된 역사 바로잡기에 나섰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철거하라. 철거하라. 철거하라."]

전두환의 호를 딴 합천 일해공원.

5·18 기념재단과 부상자회 등 광주 오월 단체 회원들이 전두환의 고향 합천을 찾았습니다.

45년 전, 군사 반란의 주역을 미화하는 공원 시설 철거를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이들은 합천 주민들과 함께 국민은 '내란죄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표지석에 걸었습니다.

[이명자/옛 전남도청 원형복원 지킴이 어머니 : "일해공원에 와서 돌덩이를 보고 또 놀랐습니다. 우리 어머니들 가슴에 피 맺힌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또, 합천군청 앞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도 철거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 어머니도 함께 했습니다.

[김길자/문재학 열사 어머니 : "어떻게 얻은 민주주의인데, 합천에 와서 보니 독재를 하고 있네!"]

영호남 시민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역사의 시곗바늘을 5공화국으로 되돌렸다며 탄핵을 촉구했습니다.

[박진우/5·18 기념재단 사무처장 : "12·3 사태는 결코 정신 나간 작자의 우발적 행위로 축소할 수 없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1997년 내란 목적 살인죄가 확정된 전두환의 생가입니다.

표지판에는 '수사 과정에서 12·12 사태가 빚어졌다', '임기를 마치고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비상계엄 확대와 군부가 나서 시민들에게 총칼을 겨눈 내용은 빠져있습니다.

[고동의/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 간사 : "6월 항쟁을 통해서 무너뜨린 정권을 마치 본인이 스스로 내려놓은 것처럼 표현하는 부분들이 심각한 역사 왜곡이고."]

앞서 영호남 시민단체 회원들은 전두환 찬양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시작해 이미 심의 요건을 충족한 상황.

17년간 이어진 갈등에 국회가 답을 내놓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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