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표선고등학교는 스스로 탐색하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IB 교육 과정으로 유명하죠.
만년 신입생 미달이던 학교가 IB 과정을 도입한 뒤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요,
최근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합격자 성적 커트라인이 급격히 높아졌는데, 지역 출신 학생들은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강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은 표선고의 정원은 한 학년당 125명입니다.
내년도 신입생 선발에는 170여 명이 지원해 40명 넘게 떨어졌습니다.
한 해 전보다 탈락자가 30명 이상 늘었습니다.
중학교 내신 성적 합격선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 원인입니다.
지난해 70% 후반대였던 표선고 내신 백분율은 올해 40% 후반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시 평준화 인문고보다 합격선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표선고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역의 유일한 중학교이자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은 표선중 학생들이 고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표선고 입시에서 20여 명 넘게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선고 합격선이 높아지면서 아예 원서를 내지 못한 학생들까지 합치면 표선고 진학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제숙/표선중학교 운영위원장 : "지역 아이들이 잘 다니던 학교에 진학이, 현재 너무 어려워져서, 요번 결과를 보고서, 학교나 학생들, 부모님들 모두 너무 놀라서 지금 멘붕(충격)에 빠져있는 상태이긴 해요."]
제주도교육청은 IB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멸 위기의 지역과 학교를 살리겠다며 도입된 IB 교육이 정작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을 외부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박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