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안공항에는 어젯밤부터 유족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텐트 2백여 동이 설치됐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싸늘한 주검으로 마주한 유족들은 좁은 텐트에서 웅크린 채 밤새 통곡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항 대합실을 빼곡히 채운 재난 구호 텐트.
애써 몸을 뉘었지만 잠을 이루지 못한 유족들은 통곡으로 절망의 밤을 지새웠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음성변조 : "밤새 울었죠, 다. 어떨 때는 그 울음이 겉으로 표출을 못 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딸만 넷인 집에서 장남 역할을 했던 둘째 딸, 여행 직전 찍은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 애달파 맏언니는 고개를 떨굽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네 자매가 수다를 떨던 SNS 대화방에는 오직 한 사람만 답이 없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우리 동생, 죽은 아기지. (안 읽어서요?) 응, 핸드폰을 안 읽어서 이게 1이 안 없어져."]
한순간에 부모를 여읜 형제.
소지품도 지문도 내 부모의 것이 맞다는데, 이 모든 게 도무지 현실 같지 않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음성변조 : "어머니 모습이 온전할 줄 알았거든요. 엄마 아닌데, 우리 엄마 아닌데, 근데 형이 몇몇 특징 하면서 엄마라고…."]
끝내 아버지의 주검을 마주하지 못한 아들도 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 : "훼손이 심해요. 그 마지막 모습 못 보겠더라고요. 너무나 훌륭한 분이신데 그 모습을 기억하는 게 맞지 않겠나…."]
더는 아프지 않길….
남겨진 가족은 오직 떠난 이의 영원한 안식을 바랐습니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눈 감아라. 잘 가라, 더 사랑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