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김신혜 씨 25년 만에 무죄

[앵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신혜 씨가 25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습니다.

복역 중인 무기수의 재심 판결로는 처음입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0년 3월7일 김신혜 씨의 아버지가 전남 완도군 버스정류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딸 김신혜 씨를 긴급 체포했고, 법원은 같은해 8월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는 당시 아버지가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지만, 이후 진술을 번복하고 지속적으로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지난 2019년에 재심이 시작됐고, 6년 만에 나온 재심 결과는 무죄였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25년 만, 복역 중인 무기수의 재심 판결로는 처음입니다.

[박준영/김신혜 씨 변호인 : "무엇보다도 24년 동안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 그 믿음으로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재판부는 경찰 수사 당시 영장 없이 증거물을 압수한 것이 인권을 침해했다고 봤습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증거물과 진술이 증거 능력으로 인정되지 않아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결한 겁니다.

[김신혜/무죄 판결 무기수 : "재판부 판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경찰과 검찰에 하고 싶은 말 없으신가요?)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때 바로 잡으면 좋았을텐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데 저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김 씨가 석방되자 낙동강 변에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21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장동익 씨 등이 김 씨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넸습니다.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는 김신혜 씨의 오랜 외침이 24년 만에 진실에 닿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