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1일째…기자가 다녀온 현장은?

입력 2025.01.08 (19:34)

수정 2025.01.08 (20:26)

[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1일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사고 원인을 밝히는 일과 책임자 규명은 진행 중입니다.

전북에서도 희생이 컸는데요.

무안공항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온 김현주 기자와 함께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당일부터 4박 5일간 현장에 취재 지원을 나갔었죠.

현장도 현장이지만 김 기자 개인의 정신적 고통도 컸을 텐데요.

당시 상황 어땠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일요일 참사 소식을 듣고는 저도 바로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첫날에는 구조자가 이송된 병원에서 취재를 진행했고 다음 날부터는 무안공항과 인근 합동분향소에서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갑자기 발생한 참사인 만큼, 현장은 혼란스러웠습니다.

특히, 항공기 사고 특성상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 수습과 인도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동안 유가족은 무안공항에 머무르면서 불편한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항 곳곳에서는 울음소리가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신원 확인이 늦어지거나 관계 당국의 발표 내용이 번복되면서 유족들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유가족들은 "가족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사고 수습에 최대한 협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한 시민 발길도 이어졌는데요.

전국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수천 명씩 몰려왔고 음료와 먹을 것뿐 아니라 유가족의 공항 생활에 필요한 여러 생필품을 기부하는 시민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시민들은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1월 1일 새해 첫날에는 무안공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 발길이 공항 밖까지 수백 미터 이어졌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분향이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면서 자리를 떠났습니다.

[앵커]

참사 피해를 현장에서 닷새나 취재를 했습니다.

취재하는 동안 피해 당사자들의 아픔도 많이 지켜보셨을 텐데요.

취재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언론이 재난 보도를 할 때 요구되는 역할이 몇 가지 있습니다.

사고 원인 규명과 방재, 피해 확산 방지 등인데요.

모든 것의 처음에는 사고 현장이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현장을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보도해야 유족과 시청자 등 뉴스를 접하는 이들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면서도, 정부의 사고 조사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현장이 매우 혼란한 상황이었지만, KBS는 한국기자협회의 재난 보도 준칙에 따라 적정한 취재, 보도의 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앵커]

전북 피해자 상황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북에서도 희생자가 많이 발생했는데요.

모두 장례를 치른 상태죠.

여러 안타까운 사연들이 시청자들과 도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요.

어떤 내용이 있었습니까?

[기자]

고창이나 정읍 같은 전북 남부 지역에서 무안공항까지는 차로 1시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깝습니다.

도내에는 군산 공항이 유일하게 있는데, 군산공항은 국제선을 취항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해외여행을 할 때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도민도 다수이고, 이번 참사에서 전북에 연고를 둔 희생자가 6명으로 광주와 전남에 뒤이어 가장 많았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포함한 일가족이나, 함께 여행을 떠난 노부부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전북에도 도청과 시청 등 곳곳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졌고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얘기했습니다. 현장에 취재를 다녀온 김 기자나 오 기자, 유족 모두 해당하겠지만, 정신적 트라우마는 물론, 옆에서 취재하거나 지켜본 많은 이들도 간접적 트라우마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제시한 지원책은 무엇이고, 김 기자가 생각하는 이 시기 가장 꼭 필요한 재난심리상담 지원책 무엇이라고 보세요?

[기자]

정부는 참사 이후, 유가족뿐 아니라 사고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 소방관, 군인 등의 트라우마 예방을 위해 심리 상담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고로 마음이 힘든 국민이라면 누구나 시·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결국엔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고 원인을 모르면 '왜'라는 질문을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고 현장에서도 유가족들이 강조한 것 중 하나가 원인 규명이 명확하게 돼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선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수긍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돼야 하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합니다.

이번 참사의 경우 사고 원인 규명에 최소 수개월에서 몇 년까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동안 많은 이들의 연대와 관심, 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대형 참사.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방법은 없을까 오늘도 고민해봅니다.

김 기자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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