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주하는 기관차를 모는 사람들이 멈출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될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김택우 전 의협 비대위원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습니다.
김택우 신임 회장은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모두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던 강경파로 꼽히는데요.
김 회장은 지난해 막말 논란 등으로 탄핵된 임현택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27년 4월까지 의료계를 이끌게 됩니다.
의료 현장에선 한 때 심정지 상태였던 환자가 병원 22곳에서 이송을 거부 당하는 등 여전히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새 의협 지도부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립니다.
해를 넘긴 의료 공백 현장, 정연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밤 중 충북 청주의 한 주택가에 구급차가 출동해 30대 여성을 구조합니다.
한 때 심정지 상태였던 이 환자는 병원 22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했습니다.
대전과 세종, 충남은 물론 수도권까지 문의한 끝에, 신고 접수 3시간 30여분 만에 100km가량 떨어진 경기도 수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22개 병원에서 수용 불가하다고 통보 받았습니다. 병상이 부족하다든지, 관련 전문의가 없다든지... 뭐 이런 다양한 이유죠."]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이렇게 응급실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으로 병원을 떠나면서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는 8.7%에 불과합니다.
전공의 7명이 근무했던 이 대학병원 응급실에도 지금은 1명만 남은 상태, 이마저도 올해 병원을 떠납니다.
[김수진/고대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이런 중증 응급을 보는 병원들, 그런 과들은 점점 인력들이 더 지치고 이탈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대생들이 올해도 휴학 투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교육 현장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도 당장 3월부터 천5백 명가량 늘어날 신입생들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박민현/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학생 수가 증가했으니까요. 수업 환경이 나빠질 것이고 학생들 사이에도 갈등 있을 수도 있을 거라서."]
새로 출범한 의협 집행부가 정부와 갈등을 풀어내지 못하면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들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