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관저 사수 집회를 벌이는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습니다. 이른바 '백골단'으로도 불리는 단체입니다.
김 의원은 어제(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밤을 지새우면서 한남동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께 전하겠다"며 이들을 소개했습니다.
'반공청년단'의 김정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저희는 최근 민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 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공관 옆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며 "일부 언론에서는 저희를 '백골단'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는데, 저희 지도부는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반공청년단을 조직의 공식 이름으로 하되 백골단은 '예하 부대'로 두고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감시 활동을 하는 일종의 '자경단'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반공청년단 김정현 대표 등이 어제(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김 대표는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졸속 탄핵 절차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대통령 탄핵은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닌 정치, 사회적 안정과 국론 통합을 고려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하는 것은 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행위"라며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전 의원은 이들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젊은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라며 "그것은 바로 헌법과 법, 법률이 공정하게 집행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위에 파이버 모자를 쓰고 있어서 약간 위협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한남동에서 시위가 있었던 것을 보신 분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권력인 경찰조차 민노총이 던진 무전기에 의해 머리를 다치고 또 뺨을 맞는 장면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공권력도 위협받는 세상에 정말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하는 일반 청년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겠냐"며 "아마 여기에서부터 무릎 보호대에서부터 시작해 모자까지 쓰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어제(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야당 "정치깡패 동원 시도"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 야권은 이들의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일제히 비난했습니다.
김민전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깡패 동원 시도"라며 김 의원을 규탄했습니다.
전 의원은 "이승만 정권에나 있던 정치깡패인 '백골단'을 2025년도에 새롭게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지 개탄의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백골단은 과거 이승만 정권에서 존재하던 정치깡패 집단"이라며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이라고 하는 정치깡패의 부활을 알린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백색 테러를 무수히 자행하던 서북청년회 부활로도 읽힌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학 박사에 한국정당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김민전 의원의 정치와 정당이 과연 이런 것"이냐며 "국민의힘은 김민전 의원을 즉시 제명하고 이러한 시도가 당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국민의힘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자신의 SNS에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르냐"며 "이건 분뇨차 이전에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몽니로 경찰과 경호처 등 공권력 간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여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리고 와서 홍보를 해준단 말"이냐고 적었습니다.
진보당도 참담함을 넘어 끔찍한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진보당 홍성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소통관에서 현역 의원의 소개를 받아 버젓이 스스로를 '백골단'이라 소개하는 자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수호'를 천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국민의힘 내에서도 우려…"당 공식 입장 아냐" 국민의힘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지아 의원은 SNS를 통해 "자유와 민주를 탄압했던 '백골단'이란 단어가 우리 당명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당도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회견이 적절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들 간에 스펙트럼(성향)의 차이가 있다, 당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 논란 끝에 김민전 사과 "진행된 기자회견 철회"논란이 계속되자 김민전 의원은 SNS를 통해 자신이 주선했던 반공청년단 기자회견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해당 기자회견은 한남동 한남초등학교 앞 집회에서 만났던 청년들의 요청에 따라 추진했다"며 "한남동에서 만났던 여러 청년들의 열정에 감동해 이들을 돕고자 하는 선의에서 이번 기자회견을 주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다수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 청년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집회가 조직화되지 않길 원하며, '반공청년단'이란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이들이) '백골단'이란 명칭 역시 좌파에 명분을 줄 수 있는 표현이라며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다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의 입장을 적극 수용해 진행된 기자회견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이번 일이 자발적 평화적 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