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한 지지자들을 “아스팔트 십자군”이라고 표현하는 등 여권 일각에서 이들을 옹호하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의 외롭고도 힘든 성전(聖戰)에 참전하는 아스팔트의 십자군들은 창대한 군사를 일으켰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 성전의 상대방은 당연 ‘반국가세력’의 괴수(魁首) 이재명”이라며 “거병한 십자군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어제 서부지법 앞에서 시위대 일부가 법원 담을 넘다 경찰에 체포되자 “17명의 젊은이가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경찰) 관계자와 얘기했고 아마 곧 훈방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체포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면회했다고 밝힌 뒤 이들에 대한 무료 변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변호사 선임 비용 모금에도 나서기로 했습니다.
■ 민주당 “국민의힘 책임 면할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발언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여권이 오히려 사태 악화를 부추겼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수석대변인은 “정치폭력, 정치테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골단’을 국회에 끌어들이고, 물론 사과는 했지만 ‘그래도 젊은 친구들 충정은 높이 살만하다’고 칭찬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민 저항권을 운운하며 서울구치소에 가서 대통령 모시고 나와야 한다고 선동했던 사람들도 있다”며 “이런 상황들이 오늘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대한 폭동 사태를 야기한 원인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한민수 대변인은 최고위원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서 “(비상계엄이) 헌정 문란 목적의 폭동인지, 헌정 문란을 멈춰 세우기 위한 비상조치인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정 실장은 폭동을 옹호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민을 갈라치고 폭동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간담회에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의 ‘훈방’ 발언도 문제 삼았습니다.
노종면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찰이 월담조 17명을 체포했지만 시위대는 ‘훈방’될 것으로 믿고 더 대담해진 듯하다”며 “훈방을 기대한 근거는 윤 의원 발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 의원은 “(윤 의원이) 어젯밤 현장에 나가 확성기를 들고 ‘젊은이들이 담장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경찰) 관계자와 얘기했고 곧 훈방될 거다’라고 했다”면서 “이 내용은 급속히 시위대 사이에 공유됐고 습격, 폭동의 도화선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상현 의원 측은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 등 청년 17명에 대한 도움에 답을 한 것이지, 그 이후 발생한 기물 파손과 침입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 의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사태는 일어나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