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15년 전 올림픽 때부터 메달을 땄던 이승훈 선수가 여전히 살아있는 전설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만 서른여섯 살에 동계아시안게임 아홉 번째 메달을 따냈습니다.
한국 선수 최다 메달입니다.
문영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약 3,000m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경기인 팀 추월.
이승훈은 마지막 주자를 맡아 열 살 넘게 어린 후배들을 밀어주는 철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모태범/KBS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 : "맏형인 이승훈 선수가 제일 뒤에서 저 무게를 다 이끌어주고 있는 거예요!"]
끝까지 후배들과 혼신의 역주를 펼친 이승훈은, 3분 47초 99로 일본을 따돌리고 값진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시상대에 오른 이승훈은 한국 선수론 역대 최다인 9번째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 "9번째 메달을 오랜 시간 동안 기량을 유지해서 잘 획득하게 돼서 대단히 영광스러워요."]
이승훈은 2009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해 4번의 올림픽과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숱한 기록을 써왔습니다.
하얼빈 빙상장에 2010년 이승훈이 세운 기록이 여전히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철저한 자기관리의 성과인데, 취미도 훈련의 연장으로 사이클을 선택해 동호인 대회에서 입상했을 정도로 노력파입니다.
밴쿠버 금메달 3총사로 함께 활약했던 모태범과 이상화는 이미 빙판을 떠났지만, 그보다 한 살 많은 이승훈의 은퇴시점은 아직까지도 미정입니다.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 "작년에 (모)태범이 만났을 때 안 힘드냐고 하더라고요. 성적이 나든 안 나든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 타는 게 저는 너무 좋으니까 (은퇴 시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요."]
한국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의 역사, 그 자체가 되고 있는 이승훈은 이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하얼빈에서 KBS 뉴스 문영규입니다.
촬영기자:민창호/영상편집:이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