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태용 국정원장은 비상계엄 당시 홍 전 차장으로부터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는 말을 들었지만 '뜬구름 같은 얘기'처럼 느껴졌다고도 했습니다.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앞 대화 사이에 다른 대화가 있어 같은 맥락으로 생각하지 않았단 겁니다.
이어서,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계엄 선포 직후인 밤 11시 30분, 조태용 국정원장은 국정원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 직후 홍장원 전 1차장과 따로 독대했는데, 당시 홍 전 차장은 "대통령 전화를 받았다. 방첩사를 도와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조 원장은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화가 오간 뒤 홍 전 차장이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고 말했다는게 조 원장의 주장입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저한테 방첩사가 잡으러 다닌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잡으러 다닐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위치 추적이라든지, 이런 이야기들이 없었습니다."]
계엄 해제 직후엔 홍 전 차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통화를 건의해 '정치적 행위'로 보고 해임을 건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순욱/국회 측 대리인 : "여당 의원들하고 통화하는 건 괜찮고 야당 대표한테 통화하는 거는 바로 정치적 중립 위반이 됩니까?"]
[조태용/국정원장 : "야당 대표하고 평소에 연락하던 사람도 아닌데 전화를 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지극히 정치적인 행위가 될 것입니다."]
이전부터 홍 전 차장의 정치적 중립 문제에 대해 생각해왔다고도 했습니다.
[조태용/국정원장 : "어느 야당 의원께서 홍장원 차장을 지목하면서 '그 차장이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을 통해서 7차례 나한테 인사 청탁을 하지 않았느냐'…"]
다만 인사 청탁이 있었는지 확인됐냐는 질문에 조 원장은 조사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측 증인 신문이 있고나서 김형두 재판관이 직접 30분 동안 체포 의혹 관련 내용을 조 원장에게 되묻기도 했습니다.
[김형두/헌법재판관 : "홍장원 차장이 그렇게 한가하게 얘기했을 거 같지가 않아서요. '내일 얘기합시다'라고 할 정도로 그 정도로밖에 이야기를 안 했나요?"]
[조태용/국정원장 :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알아듣기 어려운 방법으로만 얘기를 했고…."]
결국 홍 전 차장과 조 원장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 류재현/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