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이슈픽입니다.
지난 2003년 4월 국회 본회의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유시민 의원이 등장하자 고성이 터져나옵니다.
["복장이 이게 뭐야! (이거 국회에 대한 모욕이야!)"]
하얀색 백바지에 면티, 감색 캐주얼 재킷.
양복 일색인 의원석에서 국회 모독이란 반응이 나왔고.
["당장 퇴장이야, 퇴장!"]
결국 유시민 의원은 의원 선서를 하루 미뤄 진행했습니다.
여성 의원 가운데는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의 분홍 원피스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국회법에 복장 규정, 드레스 코드가 정해진 것도 아닌데 튀려고 한다,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에 맞는 옷차림을 요구하는 드레스 코드 암묵적으로 우리는 이 코드를 요구받습니다.
특히 연예인들에겐 더 엄격합니다.
["러비더비러비 오오오오."]
걸그룹 티아라는 2010년 3월, 전북과 서울 FC 경기 개막전에 입고 나온 복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서울 FC의 요청을 받고 나온 자리였는데 하필 의상 색깔이 형광 녹색 상대팀 전북의 상징색이었던 것입니다.
서울 FC 응원와서 전북팀 응원하는거냐 "배려가 없다" "서울FC를 모욕했다" 비난이 쏟아졌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유명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는 한복 차림으로 호텔신라의 한 레스토랑을 갔다가 쫓겨난 적이 있습니다.
드레스코드에 한복은 없다라는게 호텔신라측 입장인데, 파장이 커지자 이부진 사장이 직접 이 씨를 찾아가 사과했습니다.
[이혜순/한복 디자이너/2011년 4월 : "제가 받은 대우가 아니라 한복이란 옷이 받은 대우인 거예요. 황당함도 가졌던 거고, 내 스스로에게 창피함도 가졌고."]
지금 드레스 코드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 젤렌스키 대통령입니다.
백악관 입구에서 젤렌스키를 맞이한 트럼프.
셔츠에 카고바지, 일명 작업복 차림으로 나타난 젤렌스키를 향해 비꼬는듯 한마디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오늘 제대로 차려 입으셨네요."]
정장을 왜 안 입었냐 정장이 없냐는 어느 기자의 도발적 질문에 젤렌스키 이렇게 받아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이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을 겁니다. 아마 당신과 같은 것이나 더 좋은 것, 혹은 더 저렴한 것일 수도 있죠."]
우크라이나 국민들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외무부 공식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엔 "우리도 '정장'을 갖고 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정장이다"라는 글과 사진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회담 파국의 여파일까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젤렌스키가 정장을 갖춰 입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