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징어 러버이신가요.
탱글탱글한 식감과 녹진한 내장, 먹물의 조합 가장 만만한 찬거리던 오징어마저 '금징어'가 됐다는 소식입니다.
오징어잡이 배의 강렬한 불빛에 오징어떼들이 몰려듭니다.
고기 맛 좀 안다는 바다꾼들이 횟감으로 높게 치는 게 바로 오징업니다.
[KBS '한국인의 밥상' : "뱃사람은 바다에서 대강 이렇게 썰어서 먹어요. 물 넣어서."]
각종 양념 채소 버무린 오징어 무침도 일품이지만 뱃사람들에겐 이렇게 물에 풍덩 말아서 먹는게 제격이라네요.
뱃사람들의 레시피라면, 도시 사람들의 레시피도 볼까요 가수 이찬원 씹니다.
["제가 사실 오징어를 정말 좋아해요."]
반건조 오징어를 버터에 둘러 팬에 구워서 먹습니다.
["버터에 해서 먹으면 진짜 맛있지."]
날로 먹고 구워 먹고 무치고 찌고 데치고 이 모든 즐거움 내려 놓아야 할까요.
오징어 가격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지난달 28일 기준, 냉장 물오징어 가격은 한 마리 9417원으로 만원에 육박했습니다.
1년 전보다 20% 넘게 오른 셈입니다.
[마성현/수산시장 상인 : "오징어가 만 원에 세 마리 정도면 저희도 판매하기가 쉬울 텐데, 한 마리에 만 원 정도 하니까 판매하기도 굉장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올랐을까요?
오징어 안 잡힌단 말 몇 해 전부터 나왔지만 어획량 감소가 심각합니다.
오징어의 지난해 어획량은 13,500t으로 1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고수온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지난해 우리 바다의 연평균 수온이 18.74로, 최근 57년간 관측된 수온 중 가장 높았습니다.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더이상 살 수 없는 서식 환경이 돼 버린 것입니다.
그야말로 씨가 말라가는 상황입니다.
[기성 앤더슨/KBS '6시 내고향' 리포터 : "(용왕님) 오징어 좀 많이 보내주세요. 대답이 없으신데요? 조금 걱정이 되네요."]
실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징어를 잡으러 갔는데 한 마리 보지도 못하고 왔다", '금징어' 체험담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오징어 전골 오징어 순대 오징어 불고기 오징어 튀김 별미란 별미는 다 가진 오징어 어찌 쉽게 잊을 수 있을까요.
문제는 한번 변심한 기후는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 저렴한 오징어를 다시 보긴 쉽지 않을 거란 우울한 전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