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권력 서열 2위로 꼽히는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가 지난 2월 말 이후 공개석상에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조 비서 신상에 변동이 있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신상 변동의 범주엔 탄광 등 노동 현장에서 받는 혁명화 교육은 물론 숙청도 포함되는데요.
정보 당국은 조 비서 본인과 가족의 부정부패 등이 적발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4월의 마지막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최근 일본 국방수장이 미국 측에 한반도와 동중국해, 남중국해를 하나의 작전구역으로 묶는 이른바 ‘하나의 전구’ 구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도 환영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리도 없는 자리에서 한반도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안보 사안이 논의된 속사정은 무엇인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0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일본 도쿄 방위성을 찾았습니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것인데 정작 한국은 건너뛰어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첫 대면 회담을 가진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조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미 국방부 장관/3월 30일 : "일본은 공산주의 중국의 군사 침략을 저지하는 데 있어 미국의 필수적인 파트너입니다."]
또, 주일미군을 합동군사령부로 격상하는 1단계 작업을 시작했다며, 단순 지원에서 싸울 수 있는 사령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주일미군은 약 5만 5,000명으로 해외 주둔 미군 중 최대 규모입니다.
하지만 사령관이 3성 장군이고 독자적인 작전권도 없어,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주일미군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4성 장군이 사령관인 주한미군보다 역할이 제한적인 데다, 유사시 신속 대응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윱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 주일미군의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나카타니 겐/일본 방위상 :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는 데 서로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인 만큼 미일이 계속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실 ‘주일미군 격상’ 구상은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터라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약 보름 뒤 불거졌습니다.
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나카타니 방위상이 한반도와 동중국해, 남중국해 일대를 하나의 전구로 묶자는 제안을 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겁니다.
미군 용어인 전구(戰區)는, 대규모 군사작전이 벌어질 수 있는 하나의 지역이나 장소를 말합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원 시어터’라는 개념은 한국말로 직역을 한다면, 단일 전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단일 전구라는 것은 지금 현재 전쟁 중에 있거나 앞으로 전쟁 가능성이 있는 곳을 지역으로 묶어왔고, 지리적인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고요. 미국의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은 전 세계 6개의 지역 전투사령부를 운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곳이 지금 우리가 위치해 있는 인도태평양 사령부고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태평양부터 인도양까지, 지구상의 50%가 넘는 지역을 작전 책임구역으로 삼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부터 발리우드까지’가 인태사령부의 작전 반경이란 말도 이 때문에 나왔습니다.
미국은 이 광활한 지역에서 분쟁 위험이 큰 지역을 독립적으로 쪼개 각각 하나의 전구로 운용해 왔습니다.
가령 한반도와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을 모두 각각의 전구로 구분한 뒤, 한반도는 주한미군이, 동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은 주일미군이 책임지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 지역 전체를 하나의 전구로 묶고,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중국 팽창과 북한 위협을 견제하자는 구상을 미측에 제안한 것입니다.
[반길주/국립외교원 교수 : "이시바 총리가 총리 되기 전부터 했던 구상 중의 하나가 아시아판 나토잖아요. 아시아판 나토는 집단 방위 개념이에요. 사실은 나토가 집단 방위 개념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아시아에서는 힘들기 때문에 작전적, 군사적으로 유사 효과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통합 전구, 단일 전구를 제안했다고 보고요. 두 번째는 이게 주일미군하고 자위대하고 통합을 촉진시키는 측면에서 승수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일본이 돌연 이 같은 구상을 꺼내든 것은, 미국의 주일미군 재편 움직임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은 지난달 육·해·공 자위대를 일괄 지휘하는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를 발족했습니다.
주일미군 재편에 발맞춰 자위대의 위상을 확대하려는 의도입니다.
그런데, 돌연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일미군 사령관을 3성에서 4성 장군으로 격상하려다 그만두고, 이어 안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주일미군 감축까지 검토하게 된 겁니다.
그러자 미국의 속내를 간파한 일본이 ‘하나의 전구’ 구상을 슬그머니 내민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사실상 미국의 현재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중 견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일본의 이러한 제안, 즉 중국을 억제하는데 함께 발을 맞춰 나가겠다는 제안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를 포함하는 통합 전구를 만든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만약 일본이 던진 통합 전구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대북 견제가 목적인 주한미군의 성격이 대중 견제 쪽으로 급격히 변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견제를 주요 목표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사실상 모든 갈등에 연루될 개연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길주/국립외교원 교수 : "남중국해와 타이완 해협은 강대국 대리전 지대거든요. 근데 이게 막 뒤섞이면서 한반도 전구의 차별화된 작전이 사실 어려워져요. 불리한 것이죠. 남중국해와 타이완의 연루의 함정은 빠질 수 있으면서 동시에 한반도는 미국이 방기하는 모습으로 갈 수 있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이거든요."]
[이수훈/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 "만약에 통합 전구가 실현이 된다면 주한미군의 역할 그리고 역할의 범위가 달라질 수가 있고요.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어떤 결정의 시점에 간다면 통합 전구 구상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앵커]
▲정찰위성 또 성공…북은 지지부진▲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더욱 촘촘한 대북 감시망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탐지하는 우리 군의 네 번째 정찰위성이 지난 22일 성공적으로 발사됐는데요.
반면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북한의 정찰위성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리포트]
우리 군의 정찰위성 4호기가 탑재된 미국 스페이스 X사의 팰컨-9 로켓.
["3, 2, 1, 점화 후 전력 올려 발사! 팰컨 이륙! 탑재체 운반-3 출발!"]
지난 22일 오전 9시 48분 발사돼, 15분 만에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지상국과 두 차례 교신하며 발사 성공을 알렸습니다.
이로써 우리 군은 2023년 발사된 1호기와, 지난해 발사된 2호기, 3호기에 이어 대북 감시 임무를 수행할 네 번째 정찰위성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가시광선을 통해 지상을 직접 촬영하는 1호기와 달리, 이번에는 전파를 쏜 뒤 반사되는 신호로 영상을 재구성하는 ‘SAR 레이더’를 탑재했습니다.
궂은 날이나 밤에도 촬영이 가능하고, 하루 최대 6번까지 한반도 상공을 지납니다.
우리 군은 올해 안으로 5호기를 추가 발사할 계획인데, 5개 위성이 모두 전력화되면 북한 수뇌부 집무실이나 군사 시설 등 주요 표적을 2시간 단위로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정규헌/방위사업청 우주지휘통신사업부장 : "(위성) 군집 운용을 통해 (감시 대상 지역) 재방문 주기를 더욱 단축할 수 있으며 북한의 도발 징후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됩니다."]
북한도 2023년 11월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만리경-1호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면서 위성이 찍은 사진을 수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작년엔 3기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공언했었지만, 지난해 5월 한 차례 공중 폭발한 이후 추가 발사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반길주/국립외교원 교수 : "거기에 김정은의 발언을 보면 실패의 이유, 원인이 이제 나와요. 뭐냐하면 실패를 해도 좌절하지 말라. 그 얘기는 기술의 한계를 느꼈던 거예요. 어설프게 발사해서 실패하면 만리경-1호의 성공 사례를 퇴색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안전성을 높인 상태에서 발사를 하려고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북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군사정찰위성 발사.
올해 안에 기술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실패한 역점 사업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