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중순 조선중앙TV에서 새 드라마를 방영했습니다.
드라마는 농업 생산성과가 부진한 농촌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한 한 간부의 고군분투기를 다뤘는데요.
북한 농촌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도 있고, 간부들의 부정 축재, 관료주의 등을 폭로해 지방 간부들의 기강을 잡으려는 당국의 의도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앞서가는 트럭을 따라가며 속도를 올리는 오토바이.
곡물 횡령 혐의로 간부직에서 쫓겨나 떠나가는 삼촌을, 조카가 붙잡습니다.
[백학벌의 새봄 : "삼촌, 삼촌이 여기서 한 일이 좀 작아요? 일을 하다가 그럼 좀 범할 수 있는 거지."]
삼촌이 관리하던 마을은 당에서 목표한 곡물 생산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후 새로 부임한 간부가 곡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애쓰기 시작합니다.
북한에서 2년여 만에 선보인 새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의 내용입니다.
드라마는, 간부들 사이 만연한 부정 축재를 향한 주민들 불만을 상세히 묘사했는데요.
농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 간부들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평갑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중앙당에서부터 아래에 있는 하위 관료들의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고 농장원들한테 ‘아, 당이 우리의 어떤 어려움을 알고 있구나’ 그러한 의도가 이 드라마 속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드라마에선 북한 농촌의 민낯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농기계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드넓은 땅에서 몇 안 되는 농장원들이 낡은 삽을 들고 땅을 고르는 모습은 농기구가 부족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됩니다.
간부와 일반 주민들의 생활수준 격차도 눈에 띕니다.
간부의 집을 보면, 고급 마감재로 마무리된 현관에 커다란 벽걸이 TV와 고급 가구가 깔끔하게 놓여있는 반면, 일반 주민들의 집엔, 비좁은 방에 밥솥과 밥그릇, 화장대, 온갖 세간살이들이 어지럽게 들어차 있습니다.
[김혁/한국농어촌공사 선임연구원 : "농장원 집에 가면 굉장히 뭔가 이렇게 차려놓은 기기 같은 것들이 별로 없죠. 얼마나 현실적이냐고 봤을 때는 그것보다는 더 열악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2025년, '새 시대 농촌혁명 강령'에 따라 간부들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농업 생산량도 늘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입니다.
[앵커]
▲친환경 건축 자재…국제지원 노림수▲
전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북한도 보조를 맞추는 모습입니다.
평양 곳곳에 친환경 건축자재로 지어진 건물들이 들어섰다며 환경보호와 함께 발전된 삶을 살고 있다고 선전했는데요.
‘지구를 지키자’는 전 지구적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모범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비정치적 영역인 ‘환경문제’를 끌어들임으로써 외부 지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입니다.
[리포트]
로켓 모양의 이 쌍둥이 빌딩을 포함해 최근 평양에 새로 지어진 건물들엔 한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친환경 건축 기술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1일 : "오늘 나라의 곳곳에는 녹색(친환경) 건축 기술이 도입된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수많이 일떠섰습니다."]
환경을 지키면서도 편리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기 위해 무엇보다 녹색건재, 즉, 친환경 건축자재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북한에선 건강, 환경보호, 고품질, 안정성, 이 4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친환경 건축자재로 인정받는다는데요.
이런 요소들을 잘 접목한 친환경 페인트와 외장재, 내장재로 국가 인증을 받은 공장이 북한 매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진훈/평양정향건제공장 기사 : "환경보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녹색 건재(친환경 건축자재)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 폐자재를 재사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이 최근 이처럼 친환경 건축자재를 강조하는 것은, ‘환경보호’라는 세계적 추세를 따르며 ‘모범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차상욱/북한개발연구원장·건축사 : "지구를 지키자는 전 지구적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모범국가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대내적으로 국제사회의 거창한 명분에 함께 발맞춰가고 있는 북한이 결코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는 인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입니다."]
지난 2016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비준한 북한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 8%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대북제재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비정치적인 영역인 ‘환경’ 분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노림수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