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인 러시아군 지원을 위한 북한군의 파병 사실을 부인해오던 러시아가 최근 북한군의 군사활동 장면을 담은 영상을 주요 매체에 노출하며 양국 간 우호 관계를 선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1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은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 노래 ‘카추샤’를 번역해 부르는 장면을 뉴스 프로그램에서 방영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한 러시아 군인은 북한군이 훌륭한 체력을 가졌으며 러시아 말을 빨리 배우고, 훌륭한 저격수라고 칭찬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을 위해 식단에 간장과 고춧가루, 두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뷰에 나선 북한 군은 휴대전화로 러시아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언급했다고 WSJ은 소개했습니다.
러시아 관영 로시스카야 가제타도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각각 러시아 국기와 소련 깃발을 흔드는 모습을 방영했고, 타스 통신은 북한군이 소총과 유탄 발사기를 들고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는 영상을 발행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 대사가 지난 8일 쿠르스크 현지에 북한군 기념탑을 건설하고 마을의 명칭을 북한군 파병을 기념해 변경할 계획임을 알렸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을 유능하고 용감하다고 묘사한 영상 내용이 대부분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는 WSJ에 “이는 북한 사람들을 군사적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러시아의 ‘전쟁 형제들’로 묘사하려는 계산된 캠페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WSJ은 “모스크바와 평양은 수개월간 북한군 파병을 비밀에 부쳐왔다”며 “이제는 두 나라가 전시 동맹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장밋빛으로 양국 간 동반자관계를 그리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출처 : 타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