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중 간에는 첫 합의가 나왔지만, 우리는 갈 길이 아직 멉니다.
이달 초 우리 수출 성적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무려 24% 줄었습니다.
긴 연휴의 영향이 있었다지만, 미국 관세 때문에 대미 수출이 30% 넘게 줄어든 탓입니다.
특히 승용차가 23%, 자동차 부품과 철강은 40% 넘게 수출이 줄었는데요.
모두 미국이 25% 고율 관세를 부과한 품목들입니다.
수출에 켜진 빨간 불이 경고 수준을 넘어, 실제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독 반도체가 눈에 띕니다.
나홀로 14% 수출이 늘며, 우리 수출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성장세를 이어가기엔 걸림돌이 많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도체 주문 제작을 뜻하는 '파운드리' 분야의 세계 1위 TSMC.
올 1분기 매출만 37조 원.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빅테크 기업 고객을 쓸어 담은 결괍니다.
미국 현지 공장의 첨단 기술력으로 '2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까지, TSMC로의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고객사 확보가 어려운 삼성전자엔 그만큼 부담입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기술도 거의 같이 공동 개발 비슷하게 해 왔기 때문에 단순하게 제조 공정상에 앞선 기술이라고 해서 그 고객을 뺏어 오기가 쉽지가 않다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외에 메모리, 비메모리까지 다루는데도, 1분기 매출이 TSMC에 10조 원 넘게 뒤졌습니다.
매출 격차는 지난해부터 갈수록 벌어졌고,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9%p까지 차이가 납니다.
삼성전자는 기술을 올리고 수율을 높여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노미정/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지난달 30일 : "안정적인 양산성 확보를 통해 고객사의 신뢰도를 높이고 신규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이 와중에 '왕년의 강자'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부활을 선언하며 삼성 따라잡기에 나섰습니다.
삼성·TSMC보다 더 앞선 기술인 1.8 나노미터 공정을 앞세운 인텔.
공급망이 다양하고 미국에 공장이 많아 관세에서 자유로운 걸 강점으로 내세우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불붙은 파운드리 경쟁.
여기에 미국이 조만간 부과할 반도체 관세는 또 다른 수출 변수입니다.
우리 범용 반도체 주요 고객인 중국의 반도체 자립도가 높아지는 것도, 향후 우리 업계엔 부담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고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