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이재명 “맹목적으로 찍어주면 주인으로 안 봐…‘신상’도 써봐야”

대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높이 보지 않는다”며 지역주의를 넘어선 유권자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오늘(13일) 오후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이같이 밝히며 “‘신상(새로운 제품)’도 써봐라, 써보고 안 되면 또 바꾸고 그러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게 국가,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제대로 발전하는 길이고 정치가 정상이 되는 길”이라며 “뭐 그리 평생에, 전생에 연이 있다고 죽으나 깨나 사나 죽으나 오로지 한 길로 오로지 한 색으로 왜 그래야 되냐”고 되물었습니다.

이 후보는 “대체 왜 여기서는 ‘우리가 남이가’ 이런 소리를 하면서 재명이는 경북 안동 출신인데 ‘왜 우리가 남이가, 재명이가 남이가’ 소리는 안 해주는 거냐”며 “제가 지역주의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재명도 한 번 써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얼마 전 보수 논객 정규재 주필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하며 “호남은 민주당의 본거지이긴 하지만 우리는, 저는 호남을 진짜 두려워한다”며 “민주당이 민주당답지 못하면 싹 버림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도 우리가 담양 군수 보궐선거에서 제가 쫓아가서 부탁까지 했는데도 졌다”며 “정신 차리라고 혼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번에는 한 명인가 빼고 총선에서 전원 몰살한 일도 있다”며 “그런데 대구·경북·영남은 그렇지 않더라, 공천하면 100% 찍어주더라, (정규재)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는 “이거는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며 “공천만 하면 100% 당선되면 그 정치인이 어떤 선택을 하겠냐, 공천만 받으면 되니까 공천받으러 다니는 게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공천받는 것에 모든 신경이 가 있지 동네가 망하든 말든, 지역구에서 버려지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며 “그래서 공천받는 것, 내부에 파당을 지어가지고 당권 경쟁하는 것, 줄 서고 그러니 동네 살림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정치도 이 집단이 승리했다가 저 집단이 승리하고 그러는 것”이라며 “파란색이 힘을 썼다가 빨간색이 힘을 썼다가, 영남이 힘을 썼다가 호남이 힘을 썼다가 그러는 것이다, 그러다가 더 좋은 선택을 하면 되지 않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그 사회에 권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정치인을 뽑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자원과 기회, 힘을 누가 가질 것인지를 정할 수 있는 힘, 그 힘을 누구한테 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떤가”

이 후보는 그동안 강조해 온 ‘실용주의’ 노선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또 박정희면 어떻나. 좌우 색깔, 지역, 출처 가릴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까만 고양이면 어떻고 빨간 고양이면 어떻고 노란 고양이만 어떻냐,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이재명이면 어떻고, 무소속의 이재명이면 어떻고, 국민의힘은 가능성이 없지만 이재명이면 어떻나. 일만 잘하면 되지 않느냐”면서 “나라 미래가 나아지면 ‘장땡’(최고) 아니냐”고 호소했습니다.

이 후보는 “3년 전에 제 부족으로 졌고, 그 3년 사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후퇴했다”며 “이제는 퇴행을 멈추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이 긴 추운 겨울을 견뎠으니 이제는 찬란한 봄과 융성한 여름도 한 번 맞이해야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