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가리아에서 이른바 '집시'라고도 불리는 로마니 공동체가 또다시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리포트]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시 외곽.
흔히 '집시'라고 불리는 유럽 내 소수민족 로마니 공동체가 80년 넘게 살아오던 지역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아세노프 : "다 없어졌어요. 잿더미 아래 모든 게 묻혔습니다. 뭔가를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1시간의 여유를 줬지만, 15분 만에 다 쫓겨났습니다."]
불가리아 당국이 불법 점유지였다는 이유로 철거를 강행한 것입니다.
이번 철거는 예고도, 대체 주거지 마련 같은 대책도 전혀 없었습니다.
살 곳을 잃은 로마니들은 이제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그저 막막할 뿐이라고 호소합니다.
[스토이메노파 : "우린 여기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제 나이가 48살인데, 이런 지옥 같은 모습은 처음입니다."]
불가리아에는 현재 약 30만 명에 이르는 로마니들이 있는데요.
교육과 의료, 주거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불법 거주자라는 낙인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 월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