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손목 아래가 절단돼 깁스를 한 모습, 고기 가공공장에서 일하던 20대 태국인 노동잡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로 들어온 이주 노동자들, 산업 재해에 더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데 왜 그런건지 최혜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한국에 온 20대 태국인 여성 노동자 A 씨, 돼지고기 가공 공장에서 다짐육을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고기 믹서기에 왼손이 끼어 손목 아래가 절단됐습니다.
[A 씨/태국 국적 노동자/음성변조 : "급하게 일하느라 비닐장갑이 기계에 끼였어요. (가족) 모두가 정말 슬퍼하고 있습니다."]
이 태국인 노동자가 맡았던 일은 작동 중인 믹서기 안으로 고기를 밀어 넣는 일.
작업 도구가 따로 없어 손으로 밀어 넣어야 했고, 안전 장비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고기 여기 있어요. 이렇게 이렇게... "]
[A 씨/태국 국적 노동자/음성변조 : "관리자가 도구를 쓰면 작업 속도가 느려진다고 했어요. 2년 동안 일하면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안전보건규칙은 손으로 식품을 기계에 넣는 경우 보조 기구를 사용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업체 측은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공장 관계자/음성변조 : "원래 그 기계는 도구를 안 쓰는 기계예요. 저희가 치료 잘 시키고 할게요."]
A 씨의 사례처럼, 이주 노동자는 한국인 노동자에 비해 산업 재해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체류 연장 권한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이주 노동자의 고용 연장의 권한은 전적으로 고용주에게 있어요. 부당한 지시를 하더라도 그거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찰은 해당 공장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