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도지사, 김건희 여사 만났나?”…명태균이 말한 ‘그날’

입력 2025.08.01 (19:09)

수정 2025.08.01 (19:13)

요약

'정치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를 만났습니다. 명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김영선 전 의원 등 각종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명태균이 기억하는 '김진태와 김건희'


■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특검 조사

명태균 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피의자 신분입니다. 명 씨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를 대가로 그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입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 과정에 명태균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영선 전 국회의원 소개로 김진태 지사 처음 알아"

KBS는 경상남도 창녕에서 명태균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명태균씨는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2020년 12월쯤 처음 알게됐다고 말합니다. 김 지사의 서울대 법대 선배이고 같은 법조인 출신, 김영선 전 국회의원의 소개로 말입니다. 명씨는 서울 강남에 있던 김진태 지사의 사무실에서 당시 정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 지사가 상당히 흡족해했다고 하네요.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이준석 의원을 돕던 명 씨는 강원도 춘천에서 김 지사를 다시 만났다고 합니다.


■김진태, 단식투쟁 통해 공천배제 뒤집고 강원도지사 당선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도지사 국민의힘 예비후보로는 김진태, 황상무 후보가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해 4월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김진태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김 후보가 5.18민주화운동 폄훼와 관련이 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황상무 후보를 단수공천했습니다. 김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고,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나흘 만에 치러진 경선에서 김진태 후보 공천으로 결과가 뒤바뀌었습니다. "당시 단식투쟁을 통해 극적으로 상황을 뒤집었다"라고, 당시 김진태 후보는 주장했습니다.


김진태/국민의힘 예비후보(2022년 4월)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일을 꾸미는건 사람이지만 모든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황상무 후보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선거를 통해 강원도지사로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공천 논의 과정에서 또다른 힘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건 2년이 지난 지난해 하반기였습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터진 겁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운동은 김 지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5월말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이 춘천을 찾아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조사했습니다. 피고발인 신분이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 김진태 당시 국민의힘 예비후보에 "김건희 전화번호, 사무실 위치 알려줘"
명 씨는 2022년, 김진태 당시 후보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가 정치적 위기에 놓였던 시점입니다. 내용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김진태 지사가)'경선에서 배제될 것 같아 왜 이런일이 있었는지 알아봐줘' 이야기하면 다음에 다시 전화하면 그 사람들이 전화받는 사람들이 없다는거야... 그러면서 나한테 전화가 온거야"

이후 두 사람은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만났다고 명 씨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서울가고 있는데 명 회장님은 전화받으시겠죠?' 이러더라고. 뭐 이런 일이 다있나 화가 날 거 아니요? 그래서 김진태 지사를 만나요. 만남의 광장인가 하는데가 있어요 거기서 만나요. 제가 그리로 오라했거든."

이 자리에서 명 씨는 김 후보에게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번호와 사무실의 위치를 알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내가 '(당시) 윤 대통령 당선인한테 가서 이야기해라' 그래서 김건희 여사 전화번호를 전달했고…코바나컨텐츠가 어디 있다 위치를 가르쳐 줍니다."


이후, 김건희 여사와 김 후보와 관련한 카카오톡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김건희) 여사와 새벽에 (카카오톡을)주고받은게 하나 나올 것 같은데, 김 여사가 김진태 지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고,,, 자신은 김 여사에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덕을 베풀면 나중에 그 사람이 다 갚지 않겠습니까? "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KBS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측에 명씨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해명과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질문 내용은 이랬습니다.

1. 2022년 지방선거 공천 논의 당시 명태균씨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2.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명 씨를 만난 적이 있는지
3. 명 씨로부터 김건희 여사의 전화번호를 받은거 맞는지
4. 김건희 여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하지만, 김진태 지사는 이같은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관계도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명씨와 '관계'에 대해 물었는데 김진태 지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만 답했습니다. 반론이나 해명을 충분히 담기위해 인터뷰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측은 "당시 부당한 경선 탈락에 대해 온 몸을 던져 항의한 것 밖에 없다"라고만 답했습니다.


■명태균, "특검 조사에 최대한 협조"
명태균 씨는 KBS와 5시간 넘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할 말이 많은 듯 보였지만 민감한 질문에 때로는 말을 아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검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민중기 특검팀이 앞으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그리고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소환될지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지켜보며 후속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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