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항공권 전쟁

입력 2000.07.2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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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휴가철에 가장 귀한 것이 바로 항공권입니다.
항공권이 대부분 휴가객들에 의해서 매진되다보니 정작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 하는 우리 기업인들은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해서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김형덕, 황상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멀티미디어 분야의 벤처사업가 정태연 씨는 요즘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일본 제휴기업과의 중요한 회의 때문에 일본 출장을 가야 하지만 아직도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서입니다.
연구원까지 5명분의 항공권이 필요하지만 단 한 장도 없는 형편입니다.
⊙정태헌((주) 비진 대표이사):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를 타고서라도 날짜를 맞춰서 가야 될 그런 상황입니다.
⊙기자: 정 씨처럼 사정이 급한 기업인 가운데 일부는 무작정 공항에 나가 대기 승객으로 빈 좌석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휴가철에 이런 식으로 자리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수천만달러짜리 계약을 하러 가시는데 피치 못하시고 나오신 분들은 저희도 못 모셔서 안타까운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중순까지 한 달 동안 국제선 좌석을 10만석 가량 늘렸지만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해외 여행객이 3, 40%씩 폭증하다 보니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김현규(대한항공 탑승수속팀 과장): 작년 대비 약 11% 정도의 공급석을 증가하였지만 현재 유럽 노선, 특히 미주 노선은 8월 말까지 지금 좌석이 없는 상태입니다.
⊙기자: 이러다보니 여름 휴가철만 되면 수시로 급한 해외업무를 봐야 하는 기업인들은 그야말로 항공권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형덕입니다.
⊙기자: 올해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 출국자는 20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0%가 늘었습니다.
올 7, 8월 출국자만 104만명으로 전망돼 여름 한철로는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잘못된 예약문화도 한몫 거듭니다.
예약만 해 놓고 탑승하지 않은 이른바 예약 부도율이 평소 10%대에 이르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사람이 지난해 국내 두 항공사에서만 218만명이나 있었습니다.
예약문화가 정착돼 있는 선진국은 예약 부도율이 5% 정도에 불과해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결국 항공권을 선점만 해 놓고 정작 필요한 사람이 이용할 수 없게 피해를 준 셈입니다.
⊙남기형(아시아나항공 탑승수속 과장): 예약을 하시고서 아무 연락 없이 취소를 안 하시는 손님들이 많이 발생을 해서 항공사의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정말 정말로 가셔야 될 분이 못 가셔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많이 보고는 합니다.
⊙기자: 7, 8월 성수기 때마다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잘못된 예약문화로 항공권 구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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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항공권 전쟁
    • 입력 2000-07-2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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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름 휴가철에 가장 귀한 것이 바로 항공권입니다. 항공권이 대부분 휴가객들에 의해서 매진되다보니 정작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 하는 우리 기업인들은 해외 출장을 가지 못해서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김형덕, 황상길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멀티미디어 분야의 벤처사업가 정태연 씨는 요즘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일본 제휴기업과의 중요한 회의 때문에 일본 출장을 가야 하지만 아직도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서입니다. 연구원까지 5명분의 항공권이 필요하지만 단 한 장도 없는 형편입니다. ⊙정태헌((주) 비진 대표이사):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를 타고서라도 날짜를 맞춰서 가야 될 그런 상황입니다. ⊙기자: 정 씨처럼 사정이 급한 기업인 가운데 일부는 무작정 공항에 나가 대기 승객으로 빈 좌석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휴가철에 이런 식으로 자리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수천만달러짜리 계약을 하러 가시는데 피치 못하시고 나오신 분들은 저희도 못 모셔서 안타까운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 중순까지 한 달 동안 국제선 좌석을 10만석 가량 늘렸지만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해외 여행객이 3, 40%씩 폭증하다 보니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것입니다. ⊙김현규(대한항공 탑승수속팀 과장): 작년 대비 약 11% 정도의 공급석을 증가하였지만 현재 유럽 노선, 특히 미주 노선은 8월 말까지 지금 좌석이 없는 상태입니다. ⊙기자: 이러다보니 여름 휴가철만 되면 수시로 급한 해외업무를 봐야 하는 기업인들은 그야말로 항공권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형덕입니다. ⊙기자: 올해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 출국자는 20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0%가 늘었습니다. 올 7, 8월 출국자만 104만명으로 전망돼 여름 한철로는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잘못된 예약문화도 한몫 거듭니다. 예약만 해 놓고 탑승하지 않은 이른바 예약 부도율이 평소 10%대에 이르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사람이 지난해 국내 두 항공사에서만 218만명이나 있었습니다. 예약문화가 정착돼 있는 선진국은 예약 부도율이 5% 정도에 불과해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결국 항공권을 선점만 해 놓고 정작 필요한 사람이 이용할 수 없게 피해를 준 셈입니다. ⊙남기형(아시아나항공 탑승수속 과장): 예약을 하시고서 아무 연락 없이 취소를 안 하시는 손님들이 많이 발생을 해서 항공사의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정말 정말로 가셔야 될 분이 못 가셔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을 많이 보고는 합니다. ⊙기자: 7, 8월 성수기 때마다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잘못된 예약문화로 항공권 구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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