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흉물된 석벽

입력 2000.08.03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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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진강 팔경의 하나인 임진강 자연 석벽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석벽으로써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것인데 파주시가 취수장을 만든다며 부수고 있는 것입니다.
박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에 위치한 자연석벽입니다.
임진강을 따라 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 석벽의 길이는 장장 70리, 28km나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자연석벽입니다.
또 임진강 팔경의 하나로 꼽힐만큼 빼어난 풍광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석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인터뷰: 석벽 근처가 무지하게 경관이 수려했어요.
그냥 진달래 피고 개나리 피고...
⊙기자: 하지만 이 자연석벽 한 구석이 최근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조각조각 쪼개져 널부러져 있는 석벽들이 마치 커다란 돌무덤 같습니다.
발파작업으로 약해진 석벽들이 곳곳에서 뚝뚝 떨어집니다.
이처럼 빼어난 석벽이 흉물로 변한 것은 이곳 임진강 유역에 30만톤 규모의 취수장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주시 관계자: 어차피 깨야 돼요.
깨야 건물이 들어서죠.
⊙기자: 현무암덩어리가 이렇게 잘개 쪼개져 있습니다.
파주시는 이곳에 단지 취수장 관리사무소를 짓기 위해 임진강 석벽 200여 미터를 망가뜨렸습니다.
숙직실과 주차장 등 관리용 부대시설을 짓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석벽을 200여 미터나 파괴한 것입니다.
⊙이인현(박사/시민환경연구소): 어떻게 한반도가 형성됐느냐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은 절대로 보존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더욱이 파주시는 취수장 후보지 5지역 가운데 이곳을 최종 부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환경평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달용(파주시장): 어쩔 수 없이 때에 따라서는 자연도 파괴해서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파주시는 얼마 전 임진강 팔경의 하나인 이곳을 자연 그대로 보존해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언과는 달리 천혜의 자연이 지금 이렇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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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흉물된 석벽
    • 입력 2000-08-03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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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진강 팔경의 하나인 임진강 자연 석벽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석벽으로써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것인데 파주시가 취수장을 만든다며 부수고 있는 것입니다. 박중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에 위치한 자연석벽입니다. 임진강을 따라 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 석벽의 길이는 장장 70리, 28km나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자연석벽입니다. 또 임진강 팔경의 하나로 꼽힐만큼 빼어난 풍광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석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인터뷰: 석벽 근처가 무지하게 경관이 수려했어요. 그냥 진달래 피고 개나리 피고... ⊙기자: 하지만 이 자연석벽 한 구석이 최근 심하게 훼손됐습니다. 조각조각 쪼개져 널부러져 있는 석벽들이 마치 커다란 돌무덤 같습니다. 발파작업으로 약해진 석벽들이 곳곳에서 뚝뚝 떨어집니다. 이처럼 빼어난 석벽이 흉물로 변한 것은 이곳 임진강 유역에 30만톤 규모의 취수장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주시 관계자: 어차피 깨야 돼요. 깨야 건물이 들어서죠. ⊙기자: 현무암덩어리가 이렇게 잘개 쪼개져 있습니다. 파주시는 이곳에 단지 취수장 관리사무소를 짓기 위해 임진강 석벽 200여 미터를 망가뜨렸습니다. 숙직실과 주차장 등 관리용 부대시설을 짓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긴 현무암 석벽을 200여 미터나 파괴한 것입니다. ⊙이인현(박사/시민환경연구소): 어떻게 한반도가 형성됐느냐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은 절대로 보존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더욱이 파주시는 취수장 후보지 5지역 가운데 이곳을 최종 부지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환경평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달용(파주시장): 어쩔 수 없이 때에 따라서는 자연도 파괴해서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파주시는 얼마 전 임진강 팔경의 하나인 이곳을 자연 그대로 보존해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언과는 달리 천혜의 자연이 지금 이렇게 망가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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