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걸린 상봉결의안

입력 2000.08.1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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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남북적십자사간에 논의되기 시작한 71년보다 7년이 앞선 64년도에 국회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추진했던 사실이 KBS 취재결과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영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만섭(국회의장): 남북 이산가족의 조속한 상봉을 위한 이 결의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기자: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36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64년 초선의원이던 이만섭 국회의장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외무위에 냈습니다.
냉전의 기운이 강한 시절이었지만 여야를 초월해 진보적 성향의 의원 45명이 동참했습니다.
당시 야당 소장파 의원이던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도 직접 서명했습니다.
역풍도 거셌습니다.
반공을 국시로 삼던 당시 군사정권은 결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갖은 협박을 다했습니다.
⊙이만섭(국회의장): 한 3, 4일 동안 매일같이 아침에 삐라를 뿌려요.
타도하자 이만섭, 그리고 면회소가 웬 말이냐.
타도하자 죽이라, 이래 가지고...
⊙기자: 중앙정보부는 점차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고 결국 결의안은 외무위에 결의된 채 본회의 상정이 아예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결의안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7년 뒤 시작된 남북적십자간 이산가족 상봉 회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남북교류사에 이정표로 평가받을만 합니다.
KBS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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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6년 걸린 상봉결의안
    • 입력 2000-08-1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남북적십자사간에 논의되기 시작한 71년보다 7년이 앞선 64년도에 국회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추진했던 사실이 KBS 취재결과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영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만섭(국회의장): 남북 이산가족의 조속한 상봉을 위한 이 결의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기자: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36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64년 초선의원이던 이만섭 국회의장은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외무위에 냈습니다. 냉전의 기운이 강한 시절이었지만 여야를 초월해 진보적 성향의 의원 45명이 동참했습니다. 당시 야당 소장파 의원이던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도 직접 서명했습니다. 역풍도 거셌습니다. 반공을 국시로 삼던 당시 군사정권은 결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갖은 협박을 다했습니다. ⊙이만섭(국회의장): 한 3, 4일 동안 매일같이 아침에 삐라를 뿌려요. 타도하자 이만섭, 그리고 면회소가 웬 말이냐. 타도하자 죽이라, 이래 가지고... ⊙기자: 중앙정보부는 점차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고 결국 결의안은 외무위에 결의된 채 본회의 상정이 아예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비록 결의안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7년 뒤 시작된 남북적십자간 이산가족 상봉 회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남북교류사에 이정표로 평가받을만 합니다. KBS뉴스 박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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