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입력 2000.08.3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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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을 앞두고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중국산 농수산물의 경우 원산지 표시는 더욱 엉망입니다.
그런데 최근 납꽃게 파문 등으로 원산지를 확인하고 국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 원산지 눈속임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강석훈, 김용만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위생시설도 갖추지 않은 허름한 천막작업장.
중국에서 수입한 당근을 다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켠에는 국산 당근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중국산 당근을 깎아 원산지를 알 수 없도록 한 뒤 국산과 섞는 교묘한 수법으로 원산지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깎지 않은 당근도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원산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일단 깎아버린 당근의 원산지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당근을 가공한 업자조차도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착각할 정도입니다.
⊙가공업자: 국산인줄 알았습니다.
⊙기자: 착각했습니까?
⊙가공업자: 물건을 보고 잠시 착각했습니다.
⊙기자: 이렇게 원산지가 둔갑된 당근은 곧바로 시장에 유통돼 중국산 당근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가공업자: 원산지 표시 안 해서 보낸 겁니다.
⊙기자: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모르겠군요.
⊙가공업자: 국산으로 알고 가져갔겠죠.
⊙기자: 당근뿐만 아니라 도라지와 고사리 등 다른 제수용품의 원산지 둔갑도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재석(농산물품질관리원): 국산도 혼합하거나 재가공을 해서 둔갑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품목에 초점을 맞춰서 단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자: 농산물 포장유통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정도로 추석을 앞두고 원산지 허위표시 단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KBS뉴스 강석훈입니다.
⊙기자: 식품매장에서 마늘쫑을 고르던 주부가 원산지를 확인하고는 그냥 놓고 갑니다.
납꽃게와 타르 검은 참깨 파동 이후 중국산 농산물에까지 그 여파가 확산된 결과입니다.
⊙신현남(주부): 중국산인 거 알고는 안 먹어요.
⊙기자: 왜요?
⊙신현남(주부): 그냥 모든 게 다 약품처리되고, 또 하다 못해 꽃게 같은 데서나 생선류에서 납이 나오고 그러니까...
⊙기자: 중국산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산 농산물의 매출은 30% 이상 늘었습니다.
⊙김현숙(식품매장 판매원): 이거 중국산이에요, 이게 그렇게 하면 그냥 우리나라 걸로 주세요.
⊙기자: 중국산 농산물이 불신을 당하는 것은 곡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중국산 검은참깨에서 타르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산 잡곡을 파는 시장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어쩌다 찾아온 손님도 중국산을 외면하고 국산만을 찾습니다.
⊙장정익(대전시 인동): 비싸도 국산을 먹어야죠, 우리나라 것을 먹어야죠.
⊙기자: 왜요?
⊙장정익: 아니, 그렇게 신용도가 떨어지고 그러니까...
⊙기자: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면서 우리 농산물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용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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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 입력 2000-08-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추석을 앞두고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중국산 농수산물의 경우 원산지 표시는 더욱 엉망입니다. 그런데 최근 납꽃게 파문 등으로 원산지를 확인하고 국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 원산지 눈속임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강석훈, 김용만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위생시설도 갖추지 않은 허름한 천막작업장. 중국에서 수입한 당근을 다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한켠에는 국산 당근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중국산 당근을 깎아 원산지를 알 수 없도록 한 뒤 국산과 섞는 교묘한 수법으로 원산지를 바꾸는 것입니다. 이렇게 깎지 않은 당근도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원산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일단 깎아버린 당근의 원산지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당근을 가공한 업자조차도 중국산을 국산이라고 착각할 정도입니다. ⊙가공업자: 국산인줄 알았습니다. ⊙기자: 착각했습니까? ⊙가공업자: 물건을 보고 잠시 착각했습니다. ⊙기자: 이렇게 원산지가 둔갑된 당근은 곧바로 시장에 유통돼 중국산 당근보다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가공업자: 원산지 표시 안 해서 보낸 겁니다. ⊙기자: 중국산인지 국산인지 모르겠군요. ⊙가공업자: 국산으로 알고 가져갔겠죠. ⊙기자: 당근뿐만 아니라 도라지와 고사리 등 다른 제수용품의 원산지 둔갑도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재석(농산물품질관리원): 국산도 혼합하거나 재가공을 해서 둔갑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품목에 초점을 맞춰서 단속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자: 농산물 포장유통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정도로 추석을 앞두고 원산지 허위표시 단속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KBS뉴스 강석훈입니다. ⊙기자: 식품매장에서 마늘쫑을 고르던 주부가 원산지를 확인하고는 그냥 놓고 갑니다. 납꽃게와 타르 검은 참깨 파동 이후 중국산 농산물에까지 그 여파가 확산된 결과입니다. ⊙신현남(주부): 중국산인 거 알고는 안 먹어요. ⊙기자: 왜요? ⊙신현남(주부): 그냥 모든 게 다 약품처리되고, 또 하다 못해 꽃게 같은 데서나 생선류에서 납이 나오고 그러니까... ⊙기자: 중국산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산 농산물의 매출은 30% 이상 늘었습니다. ⊙김현숙(식품매장 판매원): 이거 중국산이에요, 이게 그렇게 하면 그냥 우리나라 걸로 주세요. ⊙기자: 중국산 농산물이 불신을 당하는 것은 곡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중국산 검은참깨에서 타르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산 잡곡을 파는 시장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어쩌다 찾아온 손님도 중국산을 외면하고 국산만을 찾습니다. ⊙장정익(대전시 인동): 비싸도 국산을 먹어야죠, 우리나라 것을 먹어야죠. ⊙기자: 왜요? ⊙장정익: 아니, 그렇게 신용도가 떨어지고 그러니까... ⊙기자: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면서 우리 농산물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용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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