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 포커스]태극전사는 ‘과학’을 입었다?

입력 2006.05.31 (09:22) 수정 2006.05.3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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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입을 유니폼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디자인 뿐만 아니라, 소재와 기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유니폼은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죠?

이번 대표팀 유니폼은, 유니폼이 과학을 입었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최영철 기자 자세히 전해주시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투혼'으로 상징되는 이번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포레타'라는 최첨단 소재가 사용되었는데요.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월드컵 도전사와 더불어 변화해 온 유니폼 변천사까지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우리나라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은 1954년, 스위스 대회입니다. 이후 5차례의 월드컵본선 무대에서 우리 팀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 색, 그리고 흰색을 기본으로 매번 다른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어왔습니다. 변화는 디자인과 색상만이 아닙니다. 원단의 소재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유니폼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유상철 (前 축구국가대표): "땀 배출이 잘 안 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면 유니폼이 땀에 젖어서 무거워지기 때문에 선수가 뛰기 어려워 질 정도로 (유니폼의 소재는) 예민한 부분입니다. 제가 입었을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그날 경기는 잘 안 풀려요."

올 2월, 처음 공개된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유니폼 역시 '숨 쉬는 유니폼' 이라 불릴 만큼 가벼운 첨단 소재로 무장되어 있는데요.먼저 유니폼 내부의 섬유 표면을 살펴보면 일반 유니폼에서 볼 수 없는 입체적인 돌기조직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한수(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부 과장 ): "유니폼 내면의 돌기 형식으로 인하여 많은 양의 공기층이 형성됩니다. (공기층이) 유니폼과 신체와의 접촉을 최소화시켜주기 때문에 운동 중에 많은 땀을 흘려도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흡수력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화면 보시기에 오른쪽이 대표팀 유니폼, 왼쪽이 일반 유니폼입니다. 10분 동안 색소물에 담가 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표팀 유니폼의 흡수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흡수속도 역시 대표팀 유니폼이 수분을 1초도 안 걸려 흡수하는데 비해 일반 유니폼은 무려 33초나 걸렸습니다.

얼마나 빨리 마르는가를 실험한 건조력 테스트에서도 일반 경기복이 4시간 이상 걸리는 반면 대표팀 유니폼은 3시간이 안 걸렸는데요.

<인터뷰>박종신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부 주임 ): "(일반 유니폼보다) 흡수성은 약 50배, 흡수속도는 약 30배, 건조속도는 약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소재의 유니폼을 실제 입어본 선수들 역시 예전 경기복에 비해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설기현 (축구국가대표 ): "땀을 많이 흘려도 내면의 돌기 때문에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지 않고··"

<인터뷰>이영표( 축구국가대표 ): "지난 월드컵 때 착용한 유니폼도 상당히 가벼웠는데, 이번 유니폼은 훨씬 더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적' 인 것을 표방한 디자인에 있어서도 이번 유니폼은 예전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복깃을 연상시키는 V네크라인. 호랑이 줄무늬를 본 딴 옆구리의 사선무늬. 상의 등 쪽 하단에 숨어 있는 작은 글귀, 투혼.

<인터뷰>김진항 (대한축구협회 사업국 부장 ): "2006년 월드컵에서는 투혼을 불태워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의미에서 투혼을 슬로건으로 정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인 기능만 갖고 있지 않습니다. V네크라인과 옆구리 솔기부분의 작은 구멍들은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을 고려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김한수 (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 과장 ): "(V네크라인은) 목 운동을 활발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고, 옆면은 그물망 조직으로 되어 있어서 통풍이 잘 되고 땀을 빨리 발산하여 잘 마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표팀 유니폼, 시대별로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1980년대, 한국에 축구열풍을 몰고 온 붉은 유니폼.선수번호의 둥근 원이 당구공을 연상시킨다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유니폼.화려한 색동무늬를 채용해 화제를 모았던 유니폼.

<인터뷰>김진항( 대한축구협회 사업국 부장 ):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에는 독일 등 대부분의 출전팀 유니폼이 단색보다는 화려한 색동무늬가 유행이었습니다."

네크라인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데요. 큰 깃, 작은 깃, 그리고 라운드 형, V형 등 시대유행을 반영한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였습니다.

새롭게 바뀐 대표팀 유니폼을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는데요.

<인터뷰>김은아 (21살 경기도 남양주시 ): "눈에 잘 띄고 더욱 깔끔해 진 것 같아요."

<인터뷰>김혜령 (27살 / 서울시 역삼동 ): "이전 유니폼은 일반적인 스포츠 유니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유니폼은 디자인이 강조되어 좀 더 새롭다는 느낌이 들어요."

축구역사와 더불어 온 대표팀 유니폼. 투혼으로 대변되는 2006년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한 벌의 옷이기 이전에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첨단과학의 집합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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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5-31 08:10:58
    • 수정2006-05-31 09: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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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입을 유니폼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디자인 뿐만 아니라, 소재와 기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유니폼은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죠? 이번 대표팀 유니폼은, 유니폼이 과학을 입었다...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최영철 기자 자세히 전해주시죠 <리포트> 그렇습니다. '투혼'으로 상징되는 이번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포레타'라는 최첨단 소재가 사용되었는데요.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월드컵 도전사와 더불어 변화해 온 유니폼 변천사까지 준비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우리나라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은 1954년, 스위스 대회입니다. 이후 5차례의 월드컵본선 무대에서 우리 팀은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 색, 그리고 흰색을 기본으로 매번 다른 디자인의 유니폼을 입어왔습니다. 변화는 디자인과 색상만이 아닙니다. 원단의 소재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유니폼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유상철 (前 축구국가대표): "땀 배출이 잘 안 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면 유니폼이 땀에 젖어서 무거워지기 때문에 선수가 뛰기 어려워 질 정도로 (유니폼의 소재는) 예민한 부분입니다. 제가 입었을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그날 경기는 잘 안 풀려요." 올 2월, 처음 공개된 국가대표 축구팀의 공식 유니폼 역시 '숨 쉬는 유니폼' 이라 불릴 만큼 가벼운 첨단 소재로 무장되어 있는데요.먼저 유니폼 내부의 섬유 표면을 살펴보면 일반 유니폼에서 볼 수 없는 입체적인 돌기조직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한수(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부 과장 ): "유니폼 내면의 돌기 형식으로 인하여 많은 양의 공기층이 형성됩니다. (공기층이) 유니폼과 신체와의 접촉을 최소화시켜주기 때문에 운동 중에 많은 땀을 흘려도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흡수력을 실험해 보았습니다. 화면 보시기에 오른쪽이 대표팀 유니폼, 왼쪽이 일반 유니폼입니다. 10분 동안 색소물에 담가 본 결과 보시는 것처럼 대표팀 유니폼의 흡수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흡수속도 역시 대표팀 유니폼이 수분을 1초도 안 걸려 흡수하는데 비해 일반 유니폼은 무려 33초나 걸렸습니다. 얼마나 빨리 마르는가를 실험한 건조력 테스트에서도 일반 경기복이 4시간 이상 걸리는 반면 대표팀 유니폼은 3시간이 안 걸렸는데요. <인터뷰>박종신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부 주임 ): "(일반 유니폼보다) 흡수성은 약 50배, 흡수속도는 약 30배, 건조속도는 약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소재의 유니폼을 실제 입어본 선수들 역시 예전 경기복에 비해 착용감이 뛰어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인터뷰>설기현 (축구국가대표 ): "땀을 많이 흘려도 내면의 돌기 때문에 유니폼이 몸에 달라붙지 않고··" <인터뷰>이영표( 축구국가대표 ): "지난 월드컵 때 착용한 유니폼도 상당히 가벼웠는데, 이번 유니폼은 훨씬 더 가볍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적' 인 것을 표방한 디자인에 있어서도 이번 유니폼은 예전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복깃을 연상시키는 V네크라인. 호랑이 줄무늬를 본 딴 옆구리의 사선무늬. 상의 등 쪽 하단에 숨어 있는 작은 글귀, 투혼. <인터뷰>김진항 (대한축구협회 사업국 부장 ): "2006년 월드컵에서는 투혼을 불태워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의미에서 투혼을 슬로건으로 정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인 기능만 갖고 있지 않습니다. V네크라인과 옆구리 솔기부분의 작은 구멍들은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을 고려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뷰>김한수 (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시험연구 과장 ): "(V네크라인은) 목 운동을 활발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고, 옆면은 그물망 조직으로 되어 있어서 통풍이 잘 되고 땀을 빨리 발산하여 잘 마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표팀 유니폼, 시대별로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1980년대, 한국에 축구열풍을 몰고 온 붉은 유니폼.선수번호의 둥근 원이 당구공을 연상시킨다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유니폼.화려한 색동무늬를 채용해 화제를 모았던 유니폼. <인터뷰>김진항( 대한축구협회 사업국 부장 ):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에는 독일 등 대부분의 출전팀 유니폼이 단색보다는 화려한 색동무늬가 유행이었습니다." 네크라인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데요. 큰 깃, 작은 깃, 그리고 라운드 형, V형 등 시대유행을 반영한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였습니다. 새롭게 바뀐 대표팀 유니폼을 대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는데요. <인터뷰>김은아 (21살 경기도 남양주시 ): "눈에 잘 띄고 더욱 깔끔해 진 것 같아요." <인터뷰>김혜령 (27살 / 서울시 역삼동 ): "이전 유니폼은 일반적인 스포츠 유니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유니폼은 디자인이 강조되어 좀 더 새롭다는 느낌이 들어요." 축구역사와 더불어 온 대표팀 유니폼. 투혼으로 대변되는 2006년 축구대표팀 유니폼은 한 벌의 옷이기 이전에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첨단과학의 집합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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