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잇따르는 영어마을 성추행…왜?

입력 2006.05.31 (09:22) 수정 2006.05.3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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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영어마을이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죠?

국내에서 외국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영어마을에선 믿기지 않는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데요..

박진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거죠?

<리포트>

네, 영어마을은 외부와는 격리된 곳에서 합숙까지 하면서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야간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등,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영어 마을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면서 외국어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일부,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교사가 채용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안산의 영어마을 기숙사입니다. 지난 26일 새벽 여학생 숙소 복도에 한 남자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학생들이 잠든 방문을 열며 이 방 저 방을 들어가는데요, 이 남자는 다름 아닌 캠프 교사 28살 김 모씨. 김 씨는 당시 술을 잔뜩 마신 상태였다는데요.

<인터뷰>동료 교사: “그날 저희끼리 회식하기로 해서 잠깐 10시 정도에 나가서 6분이서 같이 식사를 했고요. 남선생님이 취하TU서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나가셔서...”

방 안에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들이 잠자고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방 3곳을 돌며 7명의 어린 학생들을 강제로 만지거나 쓰다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주한 (경기도영어문화원 교육운영본부): “한 학생은 온 몸에 전신을 더듬었다고 얘기를 하고요. 그래서 소리를 질러서 반항을 했다고 하고요. 어떤 학생은 이불을 들췄다고 진술이 되어 있고요."

김 씨가 일을 저지른 것은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무려 한 시간 동안, 곳곳에 CCTV까지 설치돼 있었지만, 김 씨가 여학생 숙소 문을 열고 돌아다닐 동안 아무도 몰랐는데요, 당시 학생들을 지켜야할 당직 교사도, 경비원도 자리에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김주한 (경기도영어문화원 교육운영본부): “(당직교사는) 1시경까지 모니터를 보다가 아무 일도 없고 학생들도 잠들었으니까 자기 방에 들어가서 자고 그 대신 모니터는 녹화가 들어갑니다.”

게다가 당시 학교에서도 인솔 교사 두 명이 왔었고, 여학생 숙소의 당직은 학교 교사가 맡기로 했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 났는데요, .

<인터뷰> 학교 관계자: “야간에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그런데 거기서 100명당 (교사)1명씩 200명 가면 2명만 상주를 해야 된다는 거죠. 두 분이서 밤 새울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 것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서 다른 영어 마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이 한국계 미국인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화면을 보면, 선생님의 손이 학생의 엉덩이를 치는 게 보이죠?

<인터뷰> 장순화 (성남영어마을 성추행 대책위원회): “9명의 학생이 그 곳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교사로부터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긴다던지 또 숨소리가 들릴만큼 가까운 곳에서 신체 접촉을 한다던지, 이런 정도로 학생들이 불쾌한 심정을 느낄 만큼의 그런 일들이 5월 4일에 발생을 한 거죠."

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은 모두 9명으로, 주로 야외 스포츠 수업시간에 이뤄졌습니다. 이 사실은 사건 사흘 후 학부형 수업 참관일에야 비로소 알려졌는데요.

<인터뷰>장순화 (성남영어마을 성추행 대책위원회): “수업중에 학부형들이 1회 수업 참관을 갈 수 있는 날이 있는데 그 곳에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이런 사실에 대해서 부모님께 알렸고, 이런 사실을 전해 들은 부모님들께서 바로 대표를 맡고 계신 분하고 상황에 대해 알리게 됐고요...”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건 믿고 얘기할 만한 학교 교사가 없다는 것도 원인이었는데요. 캠프가 5박 6일 동안 진행되는 동안 학교 쪽에서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윤연숙 (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회): “학교 선생님들이 동행하지 않는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들은 누구에게 이 문제를 상담하느냐.. 영어마을 측에서는 사건이 생기면 사건을 자체 내에서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 학생들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분이 한분도 안 계시더라고요.”

현재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가 됐고, 문제의 교사는 사퇴를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마을측은, 불쾌한 신체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성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함께 수업을 진행한 다른 외국인 교사도 그렇게 말하는데요.

<인터뷰>새라 클린튼 (원어민 선생님): “여자아이들 어깨에 벌레가 앉으면 꺄악하고 소리 지르고 그러면 J 선생님이 털어주고 여자 아이들이 천천히 올라가면 어깨를 툭 치면서 ‘좀 빨리 올라갈래?’ 라고 했어요. 그게 전부였어요.”

이런 가운데, 대책위측은 이번일이 그냥 마무리되지 않도록, 시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 측에서도 사설업체에 위탁을 한 상태라서 난감한 입장을 표했습니다.

<인터뷰>시청 관계자: “공익적인 차원에서 운영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저희가 감시하는 것 뿐이죠. 세세한 운영적인 면에서 ‘이 프로그램을 해라. 하지마라’ 저희가 전문가도 아니고 공무원이고 영어교육에 저희가 깊게 관여를 못 합니다.”

한편 영어마을 캠프의 경우, 여러날동안 어린 학생들이 합숙을 하며 받는 교육이다보니 교사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하지만 당시 문제의 교사는 미국 전문대 출신으로 교사 자격증도 없었습니다. 영어마을측의 모집 요강에도 보조교사는 학사학위의 자격증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성애 (영어마을 본부장): “저희가 한국인 교사에게는 단독적으로 수업을 맡기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그래서 보조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그 거기 때문에 한국인 교사에 대해서 외국에서 커뮤니티 칼리지를 나오고 어느 정도 자질이 있다고 하면 뽑습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어제 성명서를 내고 영어마을 성추행 사건은 검증되지 않은 강사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영어마을은 모두 29곳으로 앞으로도 14곳 이상 더 들어설 예정인데요, 그만큼 교사의 자질에 대해서도 더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이경자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강사를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는 어떤 기관이 있어야 되겠죠. 교육도 시키고 철저하게 그 사람도 검증하고 우리나라의 문화도 어느 정도 이해시키고 그런 시스템이 마련되서 가동이 되는 것이...”

영어마을에서 터져 나온 성추행 파문 이후, CCTV감시나 순찰 확대 등 뒤늦게 각종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시는 교육 현장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철저한 감독과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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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5-31 08:17:32
    • 수정2006-05-31 15: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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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영어마을이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죠? 국내에서 외국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영어마을에선 믿기지 않는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데요.. 박진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 거죠? <리포트> 네, 영어마을은 외부와는 격리된 곳에서 합숙까지 하면서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야간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등,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영어 마을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면서 외국어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일부,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교사가 채용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안산의 영어마을 기숙사입니다. 지난 26일 새벽 여학생 숙소 복도에 한 남자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여학생들이 잠든 방문을 열며 이 방 저 방을 들어가는데요, 이 남자는 다름 아닌 캠프 교사 28살 김 모씨. 김 씨는 당시 술을 잔뜩 마신 상태였다는데요. <인터뷰>동료 교사: “그날 저희끼리 회식하기로 해서 잠깐 10시 정도에 나가서 6분이서 같이 식사를 했고요. 남선생님이 취하TU서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 나가셔서...” 방 안에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들이 잠자고 있었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방 3곳을 돌며 7명의 어린 학생들을 강제로 만지거나 쓰다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주한 (경기도영어문화원 교육운영본부): “한 학생은 온 몸에 전신을 더듬었다고 얘기를 하고요. 그래서 소리를 질러서 반항을 했다고 하고요. 어떤 학생은 이불을 들췄다고 진술이 되어 있고요." 김 씨가 일을 저지른 것은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무려 한 시간 동안, 곳곳에 CCTV까지 설치돼 있었지만, 김 씨가 여학생 숙소 문을 열고 돌아다닐 동안 아무도 몰랐는데요, 당시 학생들을 지켜야할 당직 교사도, 경비원도 자리에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김주한 (경기도영어문화원 교육운영본부): “(당직교사는) 1시경까지 모니터를 보다가 아무 일도 없고 학생들도 잠들었으니까 자기 방에 들어가서 자고 그 대신 모니터는 녹화가 들어갑니다.” 게다가 당시 학교에서도 인솔 교사 두 명이 왔었고, 여학생 숙소의 당직은 학교 교사가 맡기로 했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 났는데요, . <인터뷰> 학교 관계자: “야간에 학생들을 통제할 수 있는... 그런데 거기서 100명당 (교사)1명씩 200명 가면 2명만 상주를 해야 된다는 거죠. 두 분이서 밤 새울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 것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서 다른 영어 마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이 한국계 미국인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화면을 보면, 선생님의 손이 학생의 엉덩이를 치는 게 보이죠? <인터뷰> 장순화 (성남영어마을 성추행 대책위원회): “9명의 학생이 그 곳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교사로부터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긴다던지 또 숨소리가 들릴만큼 가까운 곳에서 신체 접촉을 한다던지, 이런 정도로 학생들이 불쾌한 심정을 느낄 만큼의 그런 일들이 5월 4일에 발생을 한 거죠." 이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학생은 모두 9명으로, 주로 야외 스포츠 수업시간에 이뤄졌습니다. 이 사실은 사건 사흘 후 학부형 수업 참관일에야 비로소 알려졌는데요. <인터뷰>장순화 (성남영어마을 성추행 대책위원회): “수업중에 학부형들이 1회 수업 참관을 갈 수 있는 날이 있는데 그 곳에서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이런 사실에 대해서 부모님께 알렸고, 이런 사실을 전해 들은 부모님들께서 바로 대표를 맡고 계신 분하고 상황에 대해 알리게 됐고요...”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건 믿고 얘기할 만한 학교 교사가 없다는 것도 원인이었는데요. 캠프가 5박 6일 동안 진행되는 동안 학교 쪽에서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윤연숙 (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회): “학교 선생님들이 동행하지 않는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아이들은 누구에게 이 문제를 상담하느냐.. 영어마을 측에서는 사건이 생기면 사건을 자체 내에서 해결하려고 할 것이고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 학생들이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분이 한분도 안 계시더라고요.” 현재 해당 프로그램은 폐지가 됐고, 문제의 교사는 사퇴를 했습니다. 하지만 영어 마을측은, 불쾌한 신체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성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함께 수업을 진행한 다른 외국인 교사도 그렇게 말하는데요. <인터뷰>새라 클린튼 (원어민 선생님): “여자아이들 어깨에 벌레가 앉으면 꺄악하고 소리 지르고 그러면 J 선생님이 털어주고 여자 아이들이 천천히 올라가면 어깨를 툭 치면서 ‘좀 빨리 올라갈래?’ 라고 했어요. 그게 전부였어요.” 이런 가운데, 대책위측은 이번일이 그냥 마무리되지 않도록, 시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 측에서도 사설업체에 위탁을 한 상태라서 난감한 입장을 표했습니다. <인터뷰>시청 관계자: “공익적인 차원에서 운영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저희가 감시하는 것 뿐이죠. 세세한 운영적인 면에서 ‘이 프로그램을 해라. 하지마라’ 저희가 전문가도 아니고 공무원이고 영어교육에 저희가 깊게 관여를 못 합니다.” 한편 영어마을 캠프의 경우, 여러날동안 어린 학생들이 합숙을 하며 받는 교육이다보니 교사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하지만 당시 문제의 교사는 미국 전문대 출신으로 교사 자격증도 없었습니다. 영어마을측의 모집 요강에도 보조교사는 학사학위의 자격증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성애 (영어마을 본부장): “저희가 한국인 교사에게는 단독적으로 수업을 맡기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그래서 보조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그 거기 때문에 한국인 교사에 대해서 외국에서 커뮤니티 칼리지를 나오고 어느 정도 자질이 있다고 하면 뽑습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어제 성명서를 내고 영어마을 성추행 사건은 검증되지 않은 강사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영어마을은 모두 29곳으로 앞으로도 14곳 이상 더 들어설 예정인데요, 그만큼 교사의 자질에 대해서도 더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이경자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강사를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는 어떤 기관이 있어야 되겠죠. 교육도 시키고 철저하게 그 사람도 검증하고 우리나라의 문화도 어느 정도 이해시키고 그런 시스템이 마련되서 가동이 되는 것이...” 영어마을에서 터져 나온 성추행 파문 이후, CCTV감시나 순찰 확대 등 뒤늦게 각종 대책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시는 교육 현장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철저한 감독과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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