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남편 다 잃고…애타는 사연

입력 2006.07.19 (20:48) 수정 2006.07.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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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집중 호우로 많은 피해가 났는데요..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남편을, 그리고 형제를 잃은 그 심정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그 안타까운 사연 김승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폭우로 인한 산사태 앞에 힘없이 무너져 내린 도로, 가족이 오손도손 살던 산골 마을 작은 집은 순식간에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잠시 마당에 나왔다가 변을 피한 둘째 아들 심영홍 씨,

노부모와 형님이 바로 눈앞에서 사라져갔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런 손도 못쓴 채 멍하니 지켜봐야 했습니다.

<인터뷰>심영홍: "이런 한이 어딨습니까? 진짜 매몰됐을때, 진짜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죠. 다리는 다리대로 팔은 팔대로... 목은 목대로......"

아버님 어머님 형님 편안히 잠드세요... 제가 평소에 어머니 아버지한테 효도 못해 드리고....

자주 찾아 뵙지 못해도 언제나 정겹게 반겨주시던 부모님.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머니는 계곡 아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아버지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애타게 불러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습니다.

<인터뷰>박원근 (유가족): "빨리 어디 계신지 좀 나타나셔서 제 마음을 좀 달래주세요.... "

혹시나 어디선가 살아있지는 않을까...

폐허가 된 마을을 헤메고 다니는 가족들 어디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인터뷰>김순녀 (실종자 가족): "6.25 때 가족을 다 잃어서 이제 가족이 없어요. 우리 언니하고 딱 두자매 뿐인데 언니가 얼마전에 돌아가시고, 이제 조카들 뿐이에요.... 실종된 놈이 셋째인데... 이놈이 이렇게 되서..."

부인과 자식들을 나무 위로 피신시키고 자신은 물에 휩쓸려간 한 가장....

남편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는 부인은 미안함과 답답함으로 3년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영옥 (실종자 가족): "자식들은 어떻게 할지... 빨리 찾아야지 어떻게든 찾아서 잘 묻어 주고 그래야지 어떻게 부인은 기절하고, 이리저리 누우면서 계속 우는데... 어떻게 동서가 불쌍해서 못 보겠는데.. 애들도 불쌍하고... 아빠만 찾고.. 아빠 안온다고.."

KBS 뉴스 김승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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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남편 다 잃고…애타는 사연
    • 입력 2006-07-19 20:13:31
    • 수정2006-07-19 21:09:00
    뉴스타임
<앵커 멘트> 이번 집중 호우로 많은 피해가 났는데요..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남편을, 그리고 형제를 잃은 그 심정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을까요... 그 안타까운 사연 김승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폭우로 인한 산사태 앞에 힘없이 무너져 내린 도로, 가족이 오손도손 살던 산골 마을 작은 집은 순식간에 흙더미에 파묻혔습니다. 잠시 마당에 나왔다가 변을 피한 둘째 아들 심영홍 씨, 노부모와 형님이 바로 눈앞에서 사라져갔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런 손도 못쓴 채 멍하니 지켜봐야 했습니다. <인터뷰>심영홍: "이런 한이 어딨습니까? 진짜 매몰됐을때, 진짜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죠. 다리는 다리대로 팔은 팔대로... 목은 목대로......" 아버님 어머님 형님 편안히 잠드세요... 제가 평소에 어머니 아버지한테 효도 못해 드리고.... 자주 찾아 뵙지 못해도 언제나 정겹게 반겨주시던 부모님.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머니는 계곡 아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아버지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애타게 불러보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습니다. <인터뷰>박원근 (유가족): "빨리 어디 계신지 좀 나타나셔서 제 마음을 좀 달래주세요.... " 혹시나 어디선가 살아있지는 않을까... 폐허가 된 마을을 헤메고 다니는 가족들 어디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인터뷰>김순녀 (실종자 가족): "6.25 때 가족을 다 잃어서 이제 가족이 없어요. 우리 언니하고 딱 두자매 뿐인데 언니가 얼마전에 돌아가시고, 이제 조카들 뿐이에요.... 실종된 놈이 셋째인데... 이놈이 이렇게 되서..." 부인과 자식들을 나무 위로 피신시키고 자신은 물에 휩쓸려간 한 가장.... 남편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는 부인은 미안함과 답답함으로 3년같은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영옥 (실종자 가족): "자식들은 어떻게 할지... 빨리 찾아야지 어떻게든 찾아서 잘 묻어 주고 그래야지 어떻게 부인은 기절하고, 이리저리 누우면서 계속 우는데... 어떻게 동서가 불쌍해서 못 보겠는데.. 애들도 불쌍하고... 아빠만 찾고.. 아빠 안온다고.." KBS 뉴스 김승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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