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공부법’ 전수기

입력 2006.09.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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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친형이 동생에게만 전해주는 공부 잘하는 비법을 전수해 주겠다는 대학생들이 인터넷에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입시공부에 시달리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들의 시간과 장학금까지 쪼개 무료 강의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능 최 상위권이었던 이들이 공부비법에서 꼼수까지 마다 않고 솔직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하자 접속이 폭주하기도 했습니다. 패기 발랄한 이들의 시도에 사교육에 의존해온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가까운 시각... 고등학교 2학년 상호군은 학원에서 돌아와 다시 책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그 힘들다는 고3이 머지 않은데다, 2008학년도에는 대입 전형이 또 대폭 바뀐다고 하니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상호(고등학교 2학년): “내 공부방법이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걱정도 되고 또 입시가 바뀌니까 그것도 이제 걱정이 되는 거죠”

상호군은 최근 그런 고민을 덜어줄 원군을 만났습니다.

바로 공부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학생 형들이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무료로 전수해 준다는 인터넷 사이트가 그것입니다.

<인터뷰> 김상호(고등학교 2학년): “공신이라고 하는 사이트인데, 제가 공부하는데 있어서 요령이나 방법 같은 것들이 많이 좀 명시되어 있고 또 제가 마음을 다잡고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수능 전국 차석..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 전교 300등에서 수석 졸업하기까지..

이런 이력들을 가진 서울대와 미 MIT 등에 다니는 대학생 9명이 한 사이트에 등장합니다.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요령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그 모든 비법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겠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교정..

동영상 강의사이트를 만든 학생들입니다.

<녹취>: “지금 당장 정말 도움되는 건 고등학생들인 거 같고 중학생도 사실 할 수는 있어. 근데 잘 몰라.”

이 일을 처음 제안했던 4학년 강성태 씨는 자신의 힘겨웠던 수험생 생활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공부를 하려고 해도 몰라서 헤맸어요.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저만큼은 제 후배나 제 동생한테 이런 거를 많이 알려줘서 고생을 덜어줘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그러던 차에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험생들이 내신과 수능, 논술 부담에 짓눌린다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동영상이 떠도는 것을 보고는 무료 사이트 운영을 결심했습니다.

같은 대학의 동생 성영 씨는 대통령 장학금으로 받은 5백 만원을 선뜻 내놨습니다.

사교육업자들에게 현혹되는 학부모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섭니다.

<인터뷰> 강성영(서울대 전기공학부 2학년):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학원 설명회를 갔는데 앞에서 얘기하는 게 아구만 탁탁탁 맞춰 가지고 좀 그럴듯하게 만들어 가지고.. 저희가 볼 땐 아닌데.. 우리학원을 다녀야 된다 이런 식으로..”

여름방학 동안 수능 전국 차석인 육지후 씨 등 9명으로 식구가 늘어나며 마침내 ‘공신’이라는 사이트가 출범했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애를 부를 때 쟤 공신이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구요. 그런 의미도 있지만 공부 요령을 알면은 공신이 된다 그런 의미도 있지만, 공부를 신나게 할 수 있다 그런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성태 씨는 요즘 강의실 대신 자신의 기숙사로 향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달 초 사이트가 언론에 소개되며 수험생들의 접속이 폭주하고 도와달라는 질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지금 좀 저 혼자서는 정말 불가능하구요.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도 질문을 따라가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1학년생들..

강의를 빼먹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틈만 나면 사이트 관리에 함께 매달려야 하긴 마찬가집니다.

공부 방법뿐만 아니라 복잡한 전형 방식에 대한 질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유상근(서울대 인문계 1학년): “대학에 오는 길이 아주 다양하게 있어요. 사이트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시를 봐서 올 수도 있고 민사고, 외고, 과학고, 일반고, 실업계 여러 가지 길이 다 있는데.. 학생들이 그 길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다는 거죠. 정보 전달이 안돼서. 그래서 저희는 그 길을 최대한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역시 자신들만이 공부 비법과 입시 경험담을 담은 동영상 강의들입니다.

비어있는 강의실에서, 익숙지 않은 카메라를 조작해가며, 다소 매끄럽지 못한 면도 있지만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습니다.

특히 ‘후배들에게 솔직하자’ 라는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김용균(서울대 수리과학부 1학년): “저희도 수험생이고 학생이었으니까 그걸 통해서 알아낼 수 있었던 팁이나 짜잘한 부분들까지도 챙겨주면서 솔직하게 말을 해주려고 정말 경험이 아니면 학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알아낼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짚어주고 잡아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강의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수험생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얘기라고 판단되면 냉정한 토론도 이어집니다.

<녹취>: “수능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해야 되지 않나, 의도를 설명해봐..” “해결방법만 찾으려고 하지 말고 원인을 찾는게 중요하다.” “이것도 내가 평소 공부하면서 상당히 많이 해본 생각이야, 일리가 있는 생각 같애..”

유상근 씨는 공신 사이트 참여 외에도 대학생활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1학년생이 벌써 영화 동아리 회장을 맡을 만큼, 중학교 때부터 영화에 빠져 살았습니다.

물론 공부는 뒷전이었고 성적은 하위권의 열등생이었지만 부모님의 한결 같은 믿음이 자신을 바꿨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상근(서울대 인문계 1학년): “아버지께서 어느 날 밤 제 손을 꼭 잡고 아들아 아버지는 널 믿는다, 라고 해주셨던 게 오히려 혼내시고 꾸중하시는 것보다 제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계속했지만 목표를 분명히 세우며 자신만의 공부 비법으로 고교 졸업 땐 결국 전교 수석을 차지했습니다.

경희대 한의예과 1학년생인 백동엽 씨도 두 번의 대학입시 실패를 딛고 힘겹게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젠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동엽(경희대 한의예과 1학년): “저 같은 경우는 삼수를 해서 그게 점수가 뛰어나잖아요. 저는 할 수 있다고, 저 자신이 재수 이상의 수험생 여러분들한테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돼주는 것만 해도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시작한 것 같아요.”

강성태, 성영 형제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다리까지 다쳐 거동이 불편하지만 덩달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료 강의지만, 강의를 들은 뒤 미리 낸 보증금 2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라, 인증 절차 등은 어머니가 맡았습니다.

컴맹 수준으로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고 끊임없이 문의전화도 받습니다.

<인터뷰> 김미숙(강성태, 성영씨 어머니): “어머님들이 너무 좋다고 너무 솔직한 그런 것들이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고 학생들한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그래요.. 사실 저도 아이들을 제가 모르다 보니까 문제집을 사러 가도 어떤걸 살지 모르잖아요.”

아들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는 게 걱정이지만, 다른 이의 자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말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고등학생 후배들과 직접 대면한 자리..

고작 한 두 살 차이나는 선배의 실감나는 경험담에 학생들은 깊이 공감하며 자유롭게 질문과 의견을 나눕니다.

<녹취>: “MP3 들으면서 공부하면 재미있으니까 시간 오래 가는 거야. 앉아있는 시간은. 앉아있는 시간은 오래 가는데 공부는 안하고 있는 거지.”

<인터뷰> 이연주(고등학교 2학년): “제가 공부하는 스타일이 주먹구구식이었는데 여러 가지 공부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열심히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공부방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구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언젠간 산간 벽지 학교도 찾아가 보겠다는 이른바 공신들...

대가 없이 남들 과외하는 이상의 노력과 땀을 쏟아 붓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인터뷰> 육지후(서울대 의예과 1학년): “과외보다 더 보람차다고 할까요.. 사실 과외해서 버는 돈이 나중에 어른이 돼서 생각해면 그 시간에 다른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나중에 어른이 돼서 몇 년 후 몇 십년 후를 생각해볼 때 지금 대학 몇 년 안에 다져 놓는 게 인생사는 데 토양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의지만으론 안 되는 시련도 너무 일찍 닥쳤습니다.

접속이 폭주하며 서버 운영비만 한 달에 수백 만원이 청구됐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고 기부하는 일부 액수와 장학금 등으로 꾸리기에는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어떤 일이 됐던 간에 저희 0번 전제는 솔직하다 그거는 뭐 변함 없고 거기에 맞지 않는 길은 가지 않을 거고. 저 개인적 바램은 학생들을 위해서 만든 거니까 앞으로 계속 그랬으면 좋겠고..”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열정 하나로 좌충우돌 달려온 이들..

입학 때부터 취업 공부에 내몰리는 요즘 세태에서 이들은 그 시도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합니다.

나아가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들이 도전을 극복하고 더 많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길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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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승 공부법’ 전수기
    • 입력 2006-09-25 10:13:03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친형이 동생에게만 전해주는 공부 잘하는 비법을 전수해 주겠다는 대학생들이 인터넷에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입시공부에 시달리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들의 시간과 장학금까지 쪼개 무료 강의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능 최 상위권이었던 이들이 공부비법에서 꼼수까지 마다 않고 솔직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하자 접속이 폭주하기도 했습니다. 패기 발랄한 이들의 시도에 사교육에 의존해온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리포트> 자정이 가까운 시각... 고등학교 2학년 상호군은 학원에서 돌아와 다시 책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그 힘들다는 고3이 머지 않은데다, 2008학년도에는 대입 전형이 또 대폭 바뀐다고 하니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은 세웠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상호(고등학교 2학년): “내 공부방법이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걱정도 되고 또 입시가 바뀌니까 그것도 이제 걱정이 되는 거죠” 상호군은 최근 그런 고민을 덜어줄 원군을 만났습니다. 바로 공부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학생 형들이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무료로 전수해 준다는 인터넷 사이트가 그것입니다. <인터뷰> 김상호(고등학교 2학년): “공신이라고 하는 사이트인데, 제가 공부하는데 있어서 요령이나 방법 같은 것들이 많이 좀 명시되어 있고 또 제가 마음을 다잡고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수능 전국 차석..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 전교 300등에서 수석 졸업하기까지.. 이런 이력들을 가진 서울대와 미 MIT 등에 다니는 대학생 9명이 한 사이트에 등장합니다. 공부에 ‘왕도는 없지만 요령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그 모든 비법을 후배들에게 전해주겠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교정.. 동영상 강의사이트를 만든 학생들입니다. <녹취>: “지금 당장 정말 도움되는 건 고등학생들인 거 같고 중학생도 사실 할 수는 있어. 근데 잘 몰라.” 이 일을 처음 제안했던 4학년 강성태 씨는 자신의 힘겨웠던 수험생 생활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공부를 하려고 해도 몰라서 헤맸어요.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저만큼은 제 후배나 제 동생한테 이런 거를 많이 알려줘서 고생을 덜어줘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그러던 차에 2008학년도 입시부터 수험생들이 내신과 수능, 논술 부담에 짓눌린다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동영상이 떠도는 것을 보고는 무료 사이트 운영을 결심했습니다. 같은 대학의 동생 성영 씨는 대통령 장학금으로 받은 5백 만원을 선뜻 내놨습니다. 사교육업자들에게 현혹되는 학부모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섭니다. <인터뷰> 강성영(서울대 전기공학부 2학년):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학원 설명회를 갔는데 앞에서 얘기하는 게 아구만 탁탁탁 맞춰 가지고 좀 그럴듯하게 만들어 가지고.. 저희가 볼 땐 아닌데.. 우리학원을 다녀야 된다 이런 식으로..” 여름방학 동안 수능 전국 차석인 육지후 씨 등 9명으로 식구가 늘어나며 마침내 ‘공신’이라는 사이트가 출범했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 잘하는 애를 부를 때 쟤 공신이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구요. 그런 의미도 있지만 공부 요령을 알면은 공신이 된다 그런 의미도 있지만, 공부를 신나게 할 수 있다 그런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성태 씨는 요즘 강의실 대신 자신의 기숙사로 향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달 초 사이트가 언론에 소개되며 수험생들의 접속이 폭주하고 도와달라는 질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지금 좀 저 혼자서는 정말 불가능하구요.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도 질문을 따라가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1학년생들.. 강의를 빼먹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틈만 나면 사이트 관리에 함께 매달려야 하긴 마찬가집니다. 공부 방법뿐만 아니라 복잡한 전형 방식에 대한 질문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유상근(서울대 인문계 1학년): “대학에 오는 길이 아주 다양하게 있어요. 사이트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시를 봐서 올 수도 있고 민사고, 외고, 과학고, 일반고, 실업계 여러 가지 길이 다 있는데.. 학생들이 그 길 자체를 아예 모르고 있다는 거죠. 정보 전달이 안돼서. 그래서 저희는 그 길을 최대한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역시 자신들만이 공부 비법과 입시 경험담을 담은 동영상 강의들입니다. 비어있는 강의실에서, 익숙지 않은 카메라를 조작해가며, 다소 매끄럽지 못한 면도 있지만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제작에 임했습니다. 특히 ‘후배들에게 솔직하자’ 라는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내세웠습니다. <인터뷰> 김용균(서울대 수리과학부 1학년): “저희도 수험생이고 학생이었으니까 그걸 통해서 알아낼 수 있었던 팁이나 짜잘한 부분들까지도 챙겨주면서 솔직하게 말을 해주려고 정말 경험이 아니면 학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알아낼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짚어주고 잡아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강의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수험생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얘기라고 판단되면 냉정한 토론도 이어집니다. <녹취>: “수능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해야 되지 않나, 의도를 설명해봐..” “해결방법만 찾으려고 하지 말고 원인을 찾는게 중요하다.” “이것도 내가 평소 공부하면서 상당히 많이 해본 생각이야, 일리가 있는 생각 같애..” 유상근 씨는 공신 사이트 참여 외에도 대학생활을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1학년생이 벌써 영화 동아리 회장을 맡을 만큼, 중학교 때부터 영화에 빠져 살았습니다. 물론 공부는 뒷전이었고 성적은 하위권의 열등생이었지만 부모님의 한결 같은 믿음이 자신을 바꿨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유상근(서울대 인문계 1학년): “아버지께서 어느 날 밤 제 손을 꼭 잡고 아들아 아버지는 널 믿는다, 라고 해주셨던 게 오히려 혼내시고 꾸중하시는 것보다 제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계속했지만 목표를 분명히 세우며 자신만의 공부 비법으로 고교 졸업 땐 결국 전교 수석을 차지했습니다. 경희대 한의예과 1학년생인 백동엽 씨도 두 번의 대학입시 실패를 딛고 힘겹게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젠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동엽(경희대 한의예과 1학년): “저 같은 경우는 삼수를 해서 그게 점수가 뛰어나잖아요. 저는 할 수 있다고, 저 자신이 재수 이상의 수험생 여러분들한테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돼주는 것만 해도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시작한 것 같아요.” 강성태, 성영 형제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다리까지 다쳐 거동이 불편하지만 덩달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료 강의지만, 강의를 들은 뒤 미리 낸 보증금 2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라, 인증 절차 등은 어머니가 맡았습니다. 컴맹 수준으로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해야 하고 끊임없이 문의전화도 받습니다. <인터뷰> 김미숙(강성태, 성영씨 어머니): “어머님들이 너무 좋다고 너무 솔직한 그런 것들이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고 학생들한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그래요.. 사실 저도 아이들을 제가 모르다 보니까 문제집을 사러 가도 어떤걸 살지 모르잖아요.” 아들들이 학업에 지장을 받는 게 걱정이지만, 다른 이의 자식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말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고등학생 후배들과 직접 대면한 자리.. 고작 한 두 살 차이나는 선배의 실감나는 경험담에 학생들은 깊이 공감하며 자유롭게 질문과 의견을 나눕니다. <녹취>: “MP3 들으면서 공부하면 재미있으니까 시간 오래 가는 거야. 앉아있는 시간은. 앉아있는 시간은 오래 가는데 공부는 안하고 있는 거지.” <인터뷰> 이연주(고등학교 2학년): “제가 공부하는 스타일이 주먹구구식이었는데 여러 가지 공부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열심히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또 공부방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구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언젠간 산간 벽지 학교도 찾아가 보겠다는 이른바 공신들... 대가 없이 남들 과외하는 이상의 노력과 땀을 쏟아 붓지만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인터뷰> 육지후(서울대 의예과 1학년): “과외보다 더 보람차다고 할까요.. 사실 과외해서 버는 돈이 나중에 어른이 돼서 생각해면 그 시간에 다른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나중에 어른이 돼서 몇 년 후 몇 십년 후를 생각해볼 때 지금 대학 몇 년 안에 다져 놓는 게 인생사는 데 토양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의지만으론 안 되는 시련도 너무 일찍 닥쳤습니다. 접속이 폭주하며 서버 운영비만 한 달에 수백 만원이 청구됐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고 기부하는 일부 액수와 장학금 등으로 꾸리기에는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어떤 일이 됐던 간에 저희 0번 전제는 솔직하다 그거는 뭐 변함 없고 거기에 맞지 않는 길은 가지 않을 거고. 저 개인적 바램은 학생들을 위해서 만든 거니까 앞으로 계속 그랬으면 좋겠고..”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열정 하나로 좌충우돌 달려온 이들.. 입학 때부터 취업 공부에 내몰리는 요즘 세태에서 이들은 그 시도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합니다. 나아가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들이 도전을 극복하고 더 많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길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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