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간호사가 없어요”

입력 2006.09.28 (20: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방 병원들이 간호사가 모자라자 병동을 폐쇄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간호사 인력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미국 간호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합니다.

박일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종합병원의 소아 병동.

입원 현황판은 깨끗이 비워졌고 입원실 침대는 냉장고 등 집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부족으로 지난 7월 폐쇄한 것입니다.

일반 병동도 규모를 반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손이 부족합니다.

<인터뷰>병원 간호부장 : "간호사 두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해야 하니까 월급을 더 줘도 몸이 힘들어서 견디질 못하는 거에요. 간호사 3명이 있어야 3교대가 가능한데 2명 밖에 없으니까 2교대 밖에 할 수가 없어요."

병원 규모가 작아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이 병원의 경우 100여개에 이르는 병상을 간호사 단 세명이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간호사 : "12시간 근무로 업무가 끝나야 하는데 병동 같은 경우에는 인수인계 시간도 있고 일이 바쁘다 보니까 14시간에서 15시간 정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응급실에서는 응급구조사가 간호업무까지 해야 할 정도.

<인터뷰>응급구조사 : "원래 저희 직업이 간호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응급환자들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는 것인데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상황은 올 4월 산업인력공단이 미국 병원들과 손잡고 한국 간호사 만여명을 취업시키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미국 간호사 자격증 시험 준비 학원에는 수강생들로 넘쳐납니다.

<인터뷰>미국 간호사 준비생 : "미국 간호사 자격증 열풍이잖아요. 월급도 많고 근무 시간도 적당하니까 수도권으로 이직해서 일하면서 수업듣는 분도 많아요."

수도권 간호사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자격증 시험에 몰두하면, 지방에 있던 간호사들이 수도권으로 오고 결국 지방에는 간호사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

<인터뷰>환자 가족 : "간호사에게 빨리 도움을 받고 싶어서 불러도 인원이 부족하니까 오지를 않아요. 불편한게 많죠."

자칫 의료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병원관계자 : "의료사고에 대한 염려가 분명히 있죠. 그래서 중환자나 많이 불편하신 분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현재 우리나라의 병상 당 간호사 수는 0.21명.

OECD 평균 0.99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미국 진출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병원에 간호사가 없어요”
    • 입력 2006-09-28 20:17:28
    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방 병원들이 간호사가 모자라자 병동을 폐쇄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방의 간호사 인력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미국 간호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합니다. 박일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종합병원의 소아 병동. 입원 현황판은 깨끗이 비워졌고 입원실 침대는 냉장고 등 집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부족으로 지난 7월 폐쇄한 것입니다. 일반 병동도 규모를 반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손이 부족합니다. <인터뷰>병원 간호부장 : "간호사 두명이 해야 할 일을 혼자서 해야 하니까 월급을 더 줘도 몸이 힘들어서 견디질 못하는 거에요. 간호사 3명이 있어야 3교대가 가능한데 2명 밖에 없으니까 2교대 밖에 할 수가 없어요." 병원 규모가 작아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이 병원의 경우 100여개에 이르는 병상을 간호사 단 세명이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간호사 : "12시간 근무로 업무가 끝나야 하는데 병동 같은 경우에는 인수인계 시간도 있고 일이 바쁘다 보니까 14시간에서 15시간 정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응급실에서는 응급구조사가 간호업무까지 해야 할 정도. <인터뷰>응급구조사 : "원래 저희 직업이 간호 업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응급환자들에게 응급처치를 해주는 것인데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상황은 올 4월 산업인력공단이 미국 병원들과 손잡고 한국 간호사 만여명을 취업시키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미국 간호사 자격증 시험 준비 학원에는 수강생들로 넘쳐납니다. <인터뷰>미국 간호사 준비생 : "미국 간호사 자격증 열풍이잖아요. 월급도 많고 근무 시간도 적당하니까 수도권으로 이직해서 일하면서 수업듣는 분도 많아요." 수도권 간호사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거나 자격증 시험에 몰두하면, 지방에 있던 간호사들이 수도권으로 오고 결국 지방에는 간호사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 <인터뷰>환자 가족 : "간호사에게 빨리 도움을 받고 싶어서 불러도 인원이 부족하니까 오지를 않아요. 불편한게 많죠." 자칫 의료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병원관계자 : "의료사고에 대한 염려가 분명히 있죠. 그래서 중환자나 많이 불편하신 분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현재 우리나라의 병상 당 간호사 수는 0.21명. OECD 평균 0.99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미국 진출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