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마셜제도서 징용자 집단 학살

입력 2006.10.2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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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가 태평양 전쟁 말기 남태평양의 마셜제도에서 조선인 170명을 집단 학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기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42년 3월 당시 29살이었던 이인신 할아버지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남태평양 마셜제도 밀리 환초섬으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강제노역을 하던 이 할아버지는 미군의 봉쇄작전으로 보급로가 끊겨 굶주림에 지친 일본군들이 조선인 군속들을 살해해 인육을 먹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조선인 군속들은 반란을 일으켰고 일본인들은 조선인 170여 명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습니다.

<인터뷰> 이인신 (83살 /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 "조선사람들이 살려달라고 그러니까 살려주는 게 문제가 아니고 전체 싹 쓸어 버리더라구요. 확인까지 해 가고. 죽었는 가 살았는 가 총맞아서..."

죽음의 문턱에서 탈출에 성공한 이 할아버지는 당시의 모든 만행을 123쪽 분량에 낱낱이 기록해뒀습니다.

지난 1952년 일본 제2보건국 직원이 작성한 ‘구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입니다.

당시 조선인 군속들이 집단으로 총살당한 사실이 상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조선인 군속들이 일본인을 살해하고 반란을 일으키자, 다음날 중무장한 토벌대를 보내 조선인들을 반란죄로 총살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인터뷰> 이세일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전문위원) : "그동안 증언으로 전해지던 사실이 일본이 제공한 공식문서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61년 만에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밀리 환초섬 집단 학살 사건, 진상규명위는 다음달 7일부터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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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 마셜제도서 징용자 집단 학살
    • 입력 2006-10-26 21:30:35
    뉴스 9
<앵커 멘트> 일제가 태평양 전쟁 말기 남태평양의 마셜제도에서 조선인 170명을 집단 학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기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42년 3월 당시 29살이었던 이인신 할아버지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남태평양 마셜제도 밀리 환초섬으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강제노역을 하던 이 할아버지는 미군의 봉쇄작전으로 보급로가 끊겨 굶주림에 지친 일본군들이 조선인 군속들을 살해해 인육을 먹는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조선인 군속들은 반란을 일으켰고 일본인들은 조선인 170여 명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습니다. <인터뷰> 이인신 (83살 /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 "조선사람들이 살려달라고 그러니까 살려주는 게 문제가 아니고 전체 싹 쓸어 버리더라구요. 확인까지 해 가고. 죽었는 가 살았는 가 총맞아서..." 죽음의 문턱에서 탈출에 성공한 이 할아버지는 당시의 모든 만행을 123쪽 분량에 낱낱이 기록해뒀습니다. 지난 1952년 일본 제2보건국 직원이 작성한 ‘구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입니다. 당시 조선인 군속들이 집단으로 총살당한 사실이 상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조선인 군속들이 일본인을 살해하고 반란을 일으키자, 다음날 중무장한 토벌대를 보내 조선인들을 반란죄로 총살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인터뷰> 이세일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전문위원) : "그동안 증언으로 전해지던 사실이 일본이 제공한 공식문서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61년 만에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밀리 환초섬 집단 학살 사건, 진상규명위는 다음달 7일부터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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