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단 의혹’ ‘일심회’ 사건의 전말은

입력 2006.10.3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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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간첩단 의혹 사건 수사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안당국은 비밀조직 일심회가 국내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심회 회원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간첩단 의혹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이경진 기자..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사의표명도 이번 수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리포트>

네, 김승규 국정원장이 지난 27일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사의 배경을 놓고 청와대에 보고 하지 않고 일심회 사건 수사를 진행시켜 온 탓 아니냐는 공방이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원장은 최근 한 언론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고정간첩이 연루된 간첩단 사건으로 본다'며 '끝까지 실체를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안당국이 밝힌 일심회의 대북접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국내 조직원들에게 지시한 것이 한 축이고요.

남한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게 보고한 것이 또 다른 축입니다.

일심회가 지시받고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지령의 내용은, 지난 2004년 4.15 총선,

지난 5.31 지방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방안.

우호적인 정치 세력을 규합해 윤광웅 국방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부결시키는 방안 등 국내 정치권와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시민단체를 이용한 반미 활동 강화 방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공안당국이 일심회의 핵심 인물인 장민호 씨로부터 압수한 문건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문건들은 암호화된 지령.보고문의 형태로 발견됐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5명을 구속했는데요.

89년 이후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해 노동당에 입당하고 충성 서약까지 한 것으로 밝혀진 장민호 씨와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 씨,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 씨, 또 장 씨의 고교 후배인 손정목 씨, 장 씨의 직장동료 이진강 씨 등 입니다.


<질문> 핵심인물로 지목된 장민호 씨는 북한에서 조국 통일상을 수상했다고 전해졌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답변> 북측의 지령을 수행한 공로로 북한에서 주는 조국 통일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건데요,

공안당국은 이 5명을 일심회 회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내 정치 동향 보고를 하라고 장민호 씨가 북측에서 지시받으면 손정목 씨를 통해 최기영 씨에게 전달해 실행하려 했다는 것이 공안당국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들이 북한 공작원들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왔다는 건데요,

베이징 중심가에서 20km 쯤 떨어진 한적한 빌라촌, 둥쉬화 위앤을 그 장소로 지목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구속될 때 국가보안법 8조 회합.통신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북한 공작원들의 지령을 받고 연락해 온 것을 넘어 남한 정보를 보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연 이들의 행적을 간첩 행위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건데요,

국가보안법 4조, 형법 98조 등은 국가기밀을 수집,누설,전달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수집이 가능한 요즘 이들이 전달한 내용이 과연 국가기밀에 해당하는지, 또 실제로 북측에 전달됐는지, 그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공안당국은 암호화된 지령.보고문을 해독하면서 국가기밀이 누설됐을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이고요.

해독 정도에 따라 386 운동권 인사나 시민단체 관계자 등 또 다른 인사들의 개입 여부도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당사자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심회라는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훈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전면 부정합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저는 경제활동 외에 정치활동을 한 일이 없습니다."

<인터뷰>최기영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신혼여행도 가보지 못한 곳을 어떻게 갔겠습니까. (지난 해 중국은 왜 가신 겁니까?) "저는 간경화 치료차 다녀왔습니다."

검찰은 대공 혐의점이 포착된 사람들을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혀 수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심회 회원들이 실제 의식을 갖고 활동한 간첩이라는 점을 공안당국이 증거로 밝힐 수 있을지, 또 법정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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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첩단 의혹’ ‘일심회’ 사건의 전말은
    • 입력 2006-10-31 0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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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간첩단 의혹 사건 수사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안당국은 비밀조직 일심회가 국내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심회 회원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간첩단 의혹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이경진 기자..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사의표명도 이번 수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리포트> 네, 김승규 국정원장이 지난 27일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사의 배경을 놓고 청와대에 보고 하지 않고 일심회 사건 수사를 진행시켜 온 탓 아니냐는 공방이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원장은 최근 한 언론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고정간첩이 연루된 간첩단 사건으로 본다'며 '끝까지 실체를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안당국이 밝힌 일심회의 대북접촉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국내 조직원들에게 지시한 것이 한 축이고요. 남한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게 보고한 것이 또 다른 축입니다. 일심회가 지시받고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인 지령의 내용은, 지난 2004년 4.15 총선, 지난 5.31 지방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 후보를 낙선시키는 방안. 우호적인 정치 세력을 규합해 윤광웅 국방장관의 해임 건의안을 부결시키는 방안 등 국내 정치권와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시민단체를 이용한 반미 활동 강화 방안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공안당국이 일심회의 핵심 인물인 장민호 씨로부터 압수한 문건에서 드러났습니다. 이 문건들은 암호화된 지령.보고문의 형태로 발견됐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5명을 구속했는데요. 89년 이후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해 노동당에 입당하고 충성 서약까지 한 것으로 밝혀진 장민호 씨와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이정훈 씨,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 씨, 또 장 씨의 고교 후배인 손정목 씨, 장 씨의 직장동료 이진강 씨 등 입니다. <질문> 핵심인물로 지목된 장민호 씨는 북한에서 조국 통일상을 수상했다고 전해졌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답변> 북측의 지령을 수행한 공로로 북한에서 주는 조국 통일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건데요, 공안당국은 이 5명을 일심회 회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내 정치 동향 보고를 하라고 장민호 씨가 북측에서 지시받으면 손정목 씨를 통해 최기영 씨에게 전달해 실행하려 했다는 것이 공안당국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들이 북한 공작원들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왔다는 건데요, 베이징 중심가에서 20km 쯤 떨어진 한적한 빌라촌, 둥쉬화 위앤을 그 장소로 지목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구속될 때 국가보안법 8조 회합.통신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북한 공작원들의 지령을 받고 연락해 온 것을 넘어 남한 정보를 보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과연 이들의 행적을 간첩 행위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건데요, 국가보안법 4조, 형법 98조 등은 국가기밀을 수집,누설,전달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수집이 가능한 요즘 이들이 전달한 내용이 과연 국가기밀에 해당하는지, 또 실제로 북측에 전달됐는지, 그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공안당국은 암호화된 지령.보고문을 해독하면서 국가기밀이 누설됐을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이고요. 해독 정도에 따라 386 운동권 인사나 시민단체 관계자 등 또 다른 인사들의 개입 여부도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당사자들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심회라는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정훈 (민주노동당 전 중앙위원): "전면 부정합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저는 경제활동 외에 정치활동을 한 일이 없습니다." <인터뷰>최기영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신혼여행도 가보지 못한 곳을 어떻게 갔겠습니까. (지난 해 중국은 왜 가신 겁니까?) "저는 간경화 치료차 다녀왔습니다." 검찰은 대공 혐의점이 포착된 사람들을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혀 수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일심회 회원들이 실제 의식을 갖고 활동한 간첩이라는 점을 공안당국이 증거로 밝힐 수 있을지, 또 법정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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